청소년문제는 가정·학교의 범주를 떠나 우리 사회의 큰 이슈가 되면서 이젠 국가차원에서 이 문제의 근본처방이 나와야 할 만큼 심각한 국면에 이르렀다.
이는 산업화가 부른 '핵가족'은 그 구성원간의 대화단절로 이미 진정한 '가정'의 역할이 퇴색된지 오래이고 공부벌레들의 집단으로 전락한 '학교'도 인간교육을 포기하다시피한 결과의 소산이다.
결국 '가정'이란 카테고리가 해체되면서 부모가 자식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학교가 제구실을 못한데서 오늘날의 심각한 청소년비행을 초래했고 범죄형태도 걷잡을수 없이 확산, 사회적인 문제로 이어졌다고 할수 있다.
이를 입증하는 사례로 보건복지부가 지난 2년간의 기아실태를 수합한 자료에 의하면 기아와 사생아 인원이 97년 3천205명에서 98년 5천774명으로 1년새 무려 80%나 폭증했다고 한다.
이를 다시 말하면 부모(미혼모도 포함)가 자식을 버린 케이스가 1년새 엄청나게 늘었다는 얘기가 된다.
전래의 농경사회로까지 갈 것도 없이 우리들만이 갖고 있는 유교사상의 그 연장선상에서 고찰해보면 상상도 못할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고밖에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물론 그동안 예기치 못한 IMF체제가 있었음을 감안해도 자녀관의 대변혁이 아닐 수 없다. 더욱 쇼킹한 것은 아버지가 없는(사망 또는 가출) 가정의 친어머니가 자식을 버려서 발생한 소년·소녀가장 케이스가 전체의 61.7%나 됐다는 통계(한국복지재단 대구종합복지관 소년소녀가장 결연 후원팀 조사)이다.
이 통계에선 어머니가 없어 친아버지가 자식을 버린 케이스가 4.5%였다는 수치와 비교가 되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이를 풀어보면 홀아버지보다 홀어머니가 재혼·가출 등의 이유로 자식을 버리는 비율이 엄청나다는걸 의미한다. 자기 일신의 편함을 위해선 모성애도 과감히 팽개칠 수 있는 '어머니'가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참으로 어이가 없고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런 현상이면 '가정'이 과연 앞으로 온존할지 위험수위에 거의 육박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오늘의 청소년 문제를 야기한 근본원인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그야말로 쇼킹한 통계가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우리는 급격히 늘어가는 '해체 가정'의 그 긴급 처방을 국가차원에서 찾아야할 당위성을 강력히 주장하지 않을 수 없다.
이 현상을 그대로 두면 그 가속도가 불러올 재앙은 누구도 예측못할 폭발력을 가졌기에 '가정 보존'의 장·단기 대책을 국가차원에서 논의돼야 할 시점임을 거듭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