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발암 위험"

입력 1999-05-04 00:00:00

성장촉진 호르몬을 투여한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경우 암 또는 다른 심각한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유럽연합(EU) 공중보건-가축과학위원회가 3일 발표했다.이 위원회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가축업자들이 육우의 성장을 촉진시키기위해 투여하는 6종류의 호르몬이 "면역독성, 유전자독성, 발암성이 있어서 신경생물학적, 발육학적, 면역학적, 생식학적 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는 이 6종류의 성장촉진 호르몬중 17-베타 에스트라디올은 종양을 생성-촉진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완전한 발암물질로 간주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프로제스테론, 테스토스테론, 제라놀, 트렌볼론, 멜렌게스트롤 아세테이트 등 나머지 5종류는 연구자료가 불충분해 위험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판단할 수 없지만 쇠고기나 육류제품에 남아있는 이들 호르몬의 잔류량에 조금만 노출되어도 '위험'하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이 위원회는 별도의 보고서를 통해 쇠고기에 남아있는 이들 호르몬의 잔류량에대한 규제가 미국에는 없고 캐나다의 경우는 불충분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이러한 호르몬에 노출될 위험은 더욱 크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가축업자들은 90% 이상이 소가 빨리 또 크게 자라도록 하기 위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성장촉진 호르몬을 투여하고 있다. 그러나 EU는 호르몬 처리 쇠고기가 소비자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89년부터 미국과 다른 국가들로부터 성장촉진 호르몬으로 처리되지 않은 쇠고기만을 수입해 오고 있다.

작년 세계무역기구(WTO)는 이에 대한 미국의 항의를 받아들여 EU의 호르몬 처리 쇠고기 수입금지는 불법이라고 선언하고 오는 13일까지 수입금지 조치를 해제하라고 판정한 바 있다.

그러자 EU는 호르몬 처리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에도 실제로는 호르몬이 잔류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이유로 미국으로부터의 쇠고기 수입을 전면금지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WTO가 지정한 데드라인을 불과 10일 앞두고 발표된 이 보고서는 미국과 EU간의 쇠고기 무역 분쟁에 새로운 불씨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브뤼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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