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비주류 "우리도 살아있다"

입력 1999-05-03 15:23:00

고승덕파문 이후 한나라당 비주류 세력들의 움직임이 부쩍 활발해 지고 있다.

이한동전부총재와 서청원.정창화전사무총장이 2일 서울 근교에서 이기택전총재권한대행 초청으로 골프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5일 다시 골프회동을 계획하는 등 당내에서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당 운영방식에 대한 비판적인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이들을 중심으로 한 비주류 측 인사들은 3일 저녁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전총장 후원회에 대거 참석, 고승덕파문과 권력구조문제 등에 대한 당내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서전총장은 이 자리에서 인사말을 통해 "권력구조 개편논의는 대통령과 국무총리에게만 맡겨둘 수 없으며 공론화되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한나라당이 이 문제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해서는 안 된다"며 권력구조 논의에 대한 이총재의 어정쩡한 태도를 비판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분산시키는 쪽으로 제도가 보완된다면 대통령제를 유지하지 못할 이유가 없으며 내각책임제 또한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서전총장의 주장은 이미 2일 골프회동에서 의견을 모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고승덕파문에 대한 이총재의 책임론을 거론했다고 한다.

또 한나라당 내 3선 이상 5선 까지의 중진의원 20여명이 주축인 '무명회'도 이날 저녁 모임을 갖고 최근 현안에 대한 의견조율에 나서 주목되고 있다. 신경식총장과 이상득정책위의장 등 친이회창세력도 포함돼 있지만 당직에서 소외된 인사들이 대부분인 무명회가 두달여 만에 열린 이날 모임에서 고승덕파문 이후 이총재가 정국을 강경으로 몰고간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전해지자 이총재 측이 긴장하고 있다.

이들 비주류 세력들의 잦은 회동의 중심에 정전총장이 소리나지 않게 움직이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정전총장은 이전대행시절 사무총장을 지낸 인연을 바탕으로 이전대행과 이전부총재와의 골프회동을 엮어냈고 최근에는 대구.경북의 구심점 만들기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그는 "대구.경북에서 구심점 역할을 했던 김윤환전부총재가 겉돌고 있는 상태에서는 한나라당내 대구.경북세가 제 몫을 찾지 못한다"며 김전부총재와의 관계회복에도 나서고 있다.

비주류 세력들의 활발한 움직임과는 달리 김전부총재의 행보는 여전히 조용하다. 다만 대구.경북지역을 자주 찾아 지역 인사들과 골프를 치면서 허물어진 자신의 지역 기반다지기에 주력하고 있고 5월말 쯤 독일과 영국으로 외유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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