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찾아온 더위 반갑다! 스케이팅

입력 1999-04-30 14:00:00

벌써 시원한 그늘과 서늘한 바람이 그리워진다. 이럴 땐 이미 제철을 잊어버리고 4계절 스포츠로 자리잡은 스케이팅이 반갑다. 한겨울의 복판으로 시간여행을 간 착각속에 하얀 얼음판 위를 달리며 시원함과 함께 짜릿한 속도감을 함께 즐기는 매력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래서인지 5월 문턱에 이른 요즘 실내 아이스링크를 찾는 발길도 잦아지고 특히 주말이면 빙상장이 북적거린다.

대구에는 시민운동장내에 있는 실내빙상장(357-6021~4)과 앞산자락에 위치한 대원레포츠(623-0004) 두 곳이 영업중.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이제 막 걸음마부터 배우기 시작해 뒤뚱거리는 어린이나 가정주부에서부터 학생, 직장인 등 다양하다. 70, 80대의 할아버지도 손자뻘의 젊은이들과 어울려 기운차게 트랙을 돈다. 남녀노소가 없어 보인다.

실내링크에 들어서면 서늘함으로 우선 몸이 움츠러든다. 얼음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이들의 입가에서는 뽀얀 김이 맴돌고 목뒤로 밴 땀이 기분좋은 서늘함으로 바뀐다. 링크 실내온도는 7, 8℃정도. 약간 두터운 옷을 입거나 장갑을 낄 필요가 있다. 30분정도 타고 나면 온몸에 땀이 밴다. 얼음을 지치고 난 뒤의 기분은 한결같이 "가뿐하다"고 말한다.

27일 대구실내빙상장에서 만난 박훈배(80)할아버지는 "매주 2, 3차례 들러 하루 1시간정도 타고나면 기분이 좋아진다"면서 "건강을 유지하는데는 스케이트가 최고인 것 같다"며 가쁜 숨을 내쉬면서도 스케이팅 예찬론을 폈다.

스케이팅은 하체단련과 함께 중심이동 스포츠인 만큼 몸의 균형과 유연성에 도움이 되며 성장기 어린이들의 심폐기능 강화는 물론 여성들의 몸매가꾸는데 한 몫 한다. 그래서 학생들과 주부들이 빙상장을 많이 찾는다. 부부가 함께 스케이팅을 즐기는 모습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대구실내빙상장 이상철상무는 "평일은 하루 100여명, 주말에는 200여명이 찾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가 학생과 주부들"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스케이팅이 계절에 관계없이 체력단련은 물론 성인건강과 주부몸매를 다듬는 다용도 효과를 거두는 레포츠로 자리잡으면서 동호인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동호인들은 정기적으로 빙상장을 찾아 기량을 연마하는 모임도 만들어 활동중이다 .

남자회원 1명을 제외한 전원이 주부들인 애빙회는 피겨스케이팅을 즐기는 동호인 모임이며 스피드를 만끽하는 에이스클럽과 달구벌동호회 그리고 아이스하키 동호인들로 결성된 레드애플 등이 20명안팎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중 몇몇은 전국체전때 대구대표로 출전하기도 하고 각종 생활체육대회에도 나가 실력을 겨룬다.

일찍 찾아온 더위를 스케이팅으로 날려보자. 입장료는 어른이 3천원(대구)~4천원(대원)이고 어린이나 학생은 2천~2천500원선. 스케이트임대료는 2천500원.

〈鄭仁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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