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돈의바다

입력 1999-04-29 14:00:00

'정보의 바다' 인터넷이 '돈의 바다'로 바뀌고 있다.

단순히 무한 정보가 나열된 곳이 아니라 정보를 사고파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이들과의 거래를 통해 거부의 꿈을 이룬 신화적 인물들이 등장하는 무대로 변했다. 인터넷시장의 상품은 수만가지의 현물들로 대체되고 있다. 재래 유통개념이 붕괴된 것.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올해 3천400억달러에서 2003년엔 1조700억달러로 급신장할 전망. 우리나라도 올해 21억6천800만달러 규모로 지난해 대비 6배 이상 증가했으며 2003년 96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단순히 해외의 야후, 라이코스나 국내의 한메일넷, 네이버, 심마니와 같은 포털서비스 분야를 벗어나 금융, 행정, 유통, 물류, 공산품, 농수산물 거래에 이르기까지 경제전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근 정부는 올해 국가기술자격법 시행령 개정시 전자상거래 관리사 자격증을 신설, 내년부터 시행키로 했다. 웹 프로그래밍 등 기술적인 내용과 물류, 마케팅 등을 평가해 전자상거래 관리사를 1, 2급으로 나눠 뽑는다는 것. 산자부는 전국 10개 전자상거래 지원센터 교육과정에 자격증 취득과정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전자상거래의 확산은 기술력의 발전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첨단 이동 전자상거래가 확산 일로에 있다. 이동전화나 팜탑 컴퓨터 등으로 인터넷이나 무선 데이터통신에 접속, 정보를 검색하고 사이버 쇼핑을 즐기는 것.

모빌 커머스(Mobile Commerce)로 불리는 이동 전자상거래는 최근 국내 이동전화사업자들이 앞다퉈 서비스를 개시하고 있다. 이미 지난 96년부터 미국 이동전화업체인 AT&T와이어리스사와 GTE모바일사는 이동전화 가입자에게 주식, 경제지표, 오락, 스포츠 등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에 제공하고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연구소는 2002년까지 모빌 커머스 시장 규모가 192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음성 상거래(Voice Commerce)'도 등장했다. 공중전화로 거래은행 인터넷 홈페이지를 불러내 잔고 확인, 현금 자동이체 등의 서비스를 받는 것. 한단계 높여 특정상품 정보가 궁금할 경우 전화로 음성 홈페이지에 접속, 문의하면 컴퓨터가 알맞은 정보를 음성 또는 무선데이터로 알려주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최대 단점 중 하나로 꼽히는 상품에 대한 신뢰도 문제 역시 첨단 3차원 입체영상의 개발로 점차 해소되고 있다. 최근 지역 벤처기업인 (주)토비인터랙티브디자인이 선보인 3차원 입체영상은 인터넷 쇼핑몰에 진열된 상품을 구매자가 전후좌우 돌려보거나 기본적인 동작을 직접 실행해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자상거래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고객 유치전도 활발하다. 5월 1일 서비스를 개시하는 인터넷 쇼핑몰 서비스업체인 'eWeb(이웹)'은 단순히 홈페이지를 만들어놓고 이용자의 방문을 기다리는 고전적 마케팅에서 탈피, 다단계 판매방식을 접목해 적극적인 홈페이지(www.ewebC3.com)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상품 구매자가 서비스에 만족, 다른 구매자를 소개할 경우 상품 마진의 일부를 소개자에게 나눠주는 것. 이때 구매자는 전자상거래를 통한 구매비용 절감과 함께 2차 판매자로서 매출이익도 받을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삼성물산과 함께 실시하는 중소기업 전문 인터넷 수출사이트인 'KBP(Korea Best Product)'는 미국 최대 통신업체인 AOL이나 검색서비스 제공업체인 야후 등에 광고 게재, 수출 비용 절감, 무역금융 여신 저리제공 등을 내걸고 중소기업 홈페이지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또 이미지 광고를 위해 인터넷 홈페이지를 제작하려는 업체들을 위해 광고대행사들도 홈페이지 제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동신애드넷(www.dsadnet.co.kr)은 광고와 인터넷을 접목한 지역 최초의 광고사. 홈페이지 관리는 물론 뉴스전달, 신규채용, 경매, 온라인 설문조사와 함께 전자상거래 기반설비를 제공한다.

아직 법적, 기술적 문제가 남았기는 하지만 전자상거래는 21세기 유통의 주축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세계 유수기업 중 절반 이상이 인터넷 혁명에 적응하지 못해 사라지는 운명을 맞게 될 것이란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 더욱 두려운 점은 전자상거래가 과거 산업혁명처럼 수십년의 시간차를 두고 세계적 대세로 자리잡는 것이 아니라 불과 2~3년내에 글로벌 마케팅의 주역이 되리라는 것이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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