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입력 1999-04-27 14:08:00

---자살, 도대체 왜들 죽는가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길가 밭에서 자신의 가슴을 쏘았다. 부상을 입은 채 집으로 돌아가 다음날 숨을 거뒀다. 동생이 달려와 어떻게든 살려내겠다고 말하자 빈센트는 말했다. "그게 무슨 소용이냐. 삶은 슬픔의 연속인데…"

세계에서는 하루 8천500명 이상이 자살을 기도하고, 그 가운데 1천200명이 뜻을 이루고 있다. 한해에 45만명 이상이 자살하는 셈으로 이는 7년동안 베트남전으로 죽은 미군 병사의 10배가 넘는 수치다.

도대체 왜들 죽는가.

이 책은 자살에 대한 '백과사전'이다. 자살의 유형과 동기, 집단 자살, 불가사의한 죽음들, 자살의 미스테리 등 자살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히틀러, 롬멜, 마릴린 먼로 등 '유명한 자살'에 대한 이야기도 실었다. 또 자살을 도와주는 사람들과 세계의 법, 통계, 자살 방법도 수록했다.

언뜻 자살을 부추기는듯 하지만 지은이는 "자살은 사회에 대한 의무를 면하는 것, 피하는 것이고, 사회와 인간이 맺은 약속을 어기는 행위다"라는 윤리관을 비추고 있다. 지은이는 프랑스 저널리스트. (마르탱 모네스티에 지음, 한명희 옮김, 새움 펴냄, 343쪽, 8천700원)

---인공지능 이야기

과연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 수 있을까?

이 책은 소설(novel) 아닌 소설(fiction)이다. 금세기 최고의 석학 5명이 가상의 만찬을 갖고 벌이는 논쟁을 소설적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 썼다.

지은이는 1949년 어느 여름날 '만찬 토론이 벌어졌다면', 그 자리에서 '인공지능에 관한 토론이 열렸다면'이란 가상을 전제로 그들이 전개했을 법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여기에 초대된 인물은 5명. 파동물리학을 창시한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 20세기의 저명한 언어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과학의 대중화에 공헌한 유전학자 존 버든과 샌더슨 홀데인, 수학자이자 암호해독자인 앨런 튜링. 1949년 비바람 부는 어느 여름날 과학사학자 스노우의 초대로 캠브리지의 크라이스트대학에서 만찬토론을 벌인다.

인간의 두뇌를 충분히 복제할 수 있다는 튜링과 인간의 감정과 경험이 없이는 기계가 생각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비트겐슈타인의 주장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지적 성찬'을 즐길 수 있는 과학소설.

(존 카스티 지음, 이민아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228쪽,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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