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H 바이러스(일명 체르노빌 바이러스)가 활동한 26일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 행정기관, 기업, 연구소, 대학 등의 컴퓨터가 대량 감염돼 작동이 멈추고 저장자료가 소실되는 등 '바이러스 대란'이 벌어졌다.
대구의 경우 대구시 본청과 구청, 사업소 등에서 업무용 PC가 CIH 바이러스에 감염돼 행정자료가 파괴됐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바이러스에 감염된 PC는 본청 3대, 구청 21대, 사업소 7대 등으로 이날 업무에 큰 차질을 빚었다.
삼성전자 대구지사 등 컴퓨터 제조회사의 서비스 센터에는 이날 하루 CIH 바이러스 감염신고가 800여건 접수됐으며 경북도청도 일부 부서의 컴퓨터가 마비돼 홍보대상자 3만여명의 명단을 잃어버리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포항시의 경우 시범운영중인 화상주민 단말기 5대가 감염돼 당분간 사용할 수 없게 됐으며 구미시청에서도 6대의 PC가 감염됐다.
한국섬유개발원은 개발연구팀의 연구보고서와 계획서가 담긴 업무용 PC 3대, 염색기술연구소는 폐수처리장 설계분야에 쓰이는 PC 3대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업무에 적지 않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농협의 경우 대구경북지역본부에서 7대, 회원농협에도 15대의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등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대학의 피해도 잇따라 대구대의 경우 100여대의 컴퓨터가 감염돼 교수들의 연구자료가 손상됐고 계명대에서도 20여대가 바이러스 피해를 입었다.
기업의 경우 삼성투자신탁은 본점과 포항.원대.성서지점 등의 창구 단말기 20여대가 감염돼 교체작업을 하느라 업무가 한때 중단되는 소동을 벌였다. 또 대구백화점 10대, 화성산업 5대, 성업공사 대구지사 15대, (주)청구 20여대 등 피해가 속출했다. 포항제철 및 10여개 계열사에서 100여대, 강원산업은 전체 600대의 컴퓨터 중 12대가 손상됐다. 또 구미에서도 ㅎ전자 23건, ㅂ전자 10건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100건이 넘는 감염피해가 일어났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날 전국적으로 수십만대의 컴퓨터가 CIH 바이러스에 감염돼 피해액이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컴퓨터 도입 이래 사상 최대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1.2.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