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우리 스스로도 힘겨운 처지에 놓여있지만 헌혈을 통해 이웃사랑의 정(情)을 나눌 수 있어 작은 보람을 느낍니다"
대구직업전문학교 수강생대표 이경호(36)씨를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은 지난 22일 매일신문사를 방문, "경제적 어려움으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전해달라"며 단체헌혈을 통해 모은 62장의 헌혈증서를 맡겨왔다.
학교, 직장 등지에서 단체헌혈을 하는 사례는 비교적 흔한 편이지만 대구직업전문학교의 경우 또다른 의미가 있다.
대구직업전문학교는 자동차정비, 관광통역(영어·일어), 사진영상, 물류유통(26일부터 강의시작) 등의 강좌를 노동부 실직자직업훈련 및 고용촉진·여성가장훈련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가르친다. 따라서 수강생 중 상당수가 실직의 아픔을 간직한 '가장'들이다.
"단체헌혈을 추진하는데 많이 망설여졌습니다. 삶의 무게 때문에 힘겨워 하는 수강생들의 처지를 뻔히 알면서 쉽게 말이 떨어지지가 않았습니다"
학교측은 수강생대표단과 상의해 먼저 동의를 구했고, 수강생대표들이 앞장서 여론을 이끌었다. 자연스럽게 동참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내 스스로를 생각할 때 남을 돕는다는게 겸연쩍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내 헌혈증서 한 장이 병마와 싸우고 있는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에게 전해져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있겠습니까. 저는 건강하니까 곧 새로운 일자리를 얻어 새출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대구직업전문학교 수강생들은 헌혈을 통해 이웃사랑의 기쁨과 삶의 용기를 얻었다〈石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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