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기 회복세 이기는 하나..

입력 1999-04-26 00:00:00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식적으로 우리 경제가 바닥을 치고 당초 예상보다 급속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히면서 올 경제성장률을 상향조정한 것은 불황 속에 찌든 국민들에게 우선 희망을 준다.

지난해 환율상승, 내수격감, 엄청난 경상수지흑자 등으로 외환위기가 진정됐고 여기에 금리인하, 고용조정으로 기업들의 수익개선과 함께 대규모 재정방출로 경기가 살아나고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당초 올 성장률을 2.2%로 잡았다가 4.3%로 높였는데 이는 지난해의 마이너스 5.8%성장(잠정치)에 비하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우리 경제의 호전은 캉드쉬 IMF총재도 아시아권이 국제외환위기를 벗어났다고 밝혀 다시 확인시켜 주었으며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도 이미 2월에 성장률을 당초 2.2%에서 3.0%로 상향수정한 바있다.

아직 대량실업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는 등 현재의 경기수준이 낮은 상태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임금보전과 자산가치 회복국면으로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데다 기업들도 저금리와 경기회복에대한 기대로 설비투자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전망치를 높인 것이다.

이같은 경기의 호전은 수입과 시중 소비, 해외여행 인구의 증가등에서도 체감해온바지만 최근 서울 지하철 노조의 파업과 정부의 2차조직 개편 부진 등을 보면서 경제회복에 낙관만 할 수 없는 사실도 함께 우려하지않을 수 없다.

KDI도 예정된 구조개혁을 가차없이 밀어붙임으로써 좋아진 경제여건을 틈타 다시 민간·공공부문 구조조정 주체들의 자세가 해이해지는 것을 막아야한다는고 충고한 것은 그같은 우려와 맥을 같이 한다.

또 KDI가 금리인하, 재정지출 확대로 공황방지에 급급했던 지금까지의 거시경제정책 방향을 탄력적 금리인상, 재정건전화를 위한 세출억제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유념해야할 것이다.

고용증대를 위해 경기도 진작시켜야하지만 자칫 과열로 인한 인플레와 구조조정의 해이를 가져온다면 또 다시 거품경제에 의한 악순환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정부·여당이 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부문의 구조조정을 제대로 추진못하고 그 과정에서 서울지하철 등 공기업의 노조파업으로 사회전반의 구조조정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그 같은 가능성을 엿보게한다.

특히 내년 총선을 의식해 경기를 과열시키고 구조조정을 늦춘다면 지금 싹이 돋고있는 경제회복의 희망은 절망으로 변하고 말 것이다. 모든 경제 주체들이 경제회생의 호기를 놓지지않도록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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