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 재공세 꼬투리 잡았다

입력 1999-04-24 00:00:00

23일 부총재단 간담회를 마친후 자민련 김용환부총재는 느닷없이 출입기자들을 찾았다. 전날 김정길청와대정무수석의 '큰 틀 정계개편' 발언을 문제삼기 위한 것이었다.

김부총재는 "여권 수뇌부가 8월말 까지 내각제 논의를 중단키로 했는데도 김수석이 내각제와 연관돼 해석될 수 있는 얘기를 했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김수석의 발언 때문에 내각제 문제를 재론하지 않을 수 없다는 책임론도 부각시키는 모습이었다.

김부총재는 "김수석의 발언은 내각제 약속을 피해 보려는 저의"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곧바로 자신의 소신인 내각제 추진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수뇌부의 합의도 있기 때문에 내각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해석될 수 있는 얘기는 유보해야 한다"면서도 "이번 지하철 파업과 노사정위가 삐그덕 거리면서 빨리 내각제를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며 본론으로 들어갔다.

김수석에 대해 '그 사람','김정길'이라고 지칭하면서 맹공을 거듭해 내각제 문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분위기도 풍겼다.

하지만 김부총재의 이날 공세로 내각제 문제가 수면위로 급부상할 것 같지는 않다. 김부총재는 이 문제를 내각제 확산의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지만 DJP수뇌부의 입장은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김수석의 발언이후 청와대와 국민회의 측에서 미동도 않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당내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 9일 당직개편 이후 당내 '내각제 매파'들이 2선으로 후퇴하면서 내각제 세력의 전력이 상당히 약화됐다. 결국 김수석등의 발언으로 내각제 역공의 기회를 잡기는 했지만 자민련 내 사정 때문에 본격적인 공세는 주춤한 상황이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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