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영 현장(8)-우석엔지니어링 전기용 사장

입력 1999-04-23 14:44:00

대구 북구창업보육센터내에 위치한 우석엔지니어링은 주문형 자동화 산업기계를 제조하는 벤처기업. 직원은 사장 전기용(41)씨를 포함해 8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외형만 보고 섣불리 판단해선 곤란하다. 지난해 IMF의 험난한 파고를 너끈히 헤쳐나온 당찬 기업이다. 뿐 만 아니라 앞으로 5년간 매년 매출액 100% 성장이 목표다. 연초 올 매출목표는 5억원 정도였으나 현재 진척상황으로 보아 10억원은 무난할 전망이다.

전 사장은 요즘 외국에서 개발된 신소재를 자동차 도장공정 등 산업용 건조설비에 활용할 방법을 찾고 있다. 가열용 연료를 80%가량 절감할 수 있는 신소재의 성능 실험은 일단 끝난 상태. 현대자동차와 추진 중인 납품계약을 이달 중 체결할 예정이다.

또 조만간 가스식 플라스틱 사출기를 국산화할 계획이다. 해외업체들이 제조가의 5배이상 폭리를 취하고 있는 기술. 하지만 국내 제조기술이 없는 탓에 목소리 한번 크게 못내는 현실. 분통이 터졌다. 개발능력은 충분한데도 연구자금이 없어 진척이 더디다.

경북 영천 출신인 전 사장은 85년 대기업에 입사한 뒤 92년까지 생산기술자동화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해외 플랜트 수출이 활발하던 때라 아프리카, 중동 등 안가본 곳이 없다.

"국내에선 멀쩡하던 산업기계가 배로 운반하던 중 소금기를 머금은 바닷바람에 녹쓸어 막상 현지에선 고철이 돼 버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고객이 그런 형편을 이해해 줄리 없잖습니까. 부품을 하나씩 분해해 닦고 기름칠해서 아예 재조립해야 했습니다"

그가 웬만한 산업기계 내부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하며 고객이 아무리 까다로운 사항을 주문해도 척척 만들어낼 수 있는 것도 당시의 고달픈 경험들이 축적된 덕분이다.

"인터넷상에서 해외 최신기술을 검색하고 응용할 것이 없나 항상 살펴봅니다. 고객의 요구사항이 갈수록 복잡해져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금세 뒤쳐지거든요"

그는 미리 제품을 만들어 놓고 판매에 나서는 대신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신제품 개발에 나서는 방식의 경영을 택했다. 어떤 기술적 요구도 수용할 수 있는 '준비된 기술인'이기에 가능하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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