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영국 여왕의 안동 방문 효과

입력 1999-04-22 00:00:00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과 부군 에든버러공이 3박4일의 방한(訪韓)일정을 마치고 오늘 떠났다.

여왕은 방문 일정 동안 시종 잔잔한 미소를 띤 온화한 표정이었다.

그렇지만 73세의 고령에도 불구 흐트러지지 않은 자세에서 감히 범할 수 없는 권위와 품위를 느낄 수 있었다.

여왕은 짧은 방문 기간동안 첨단기업의 현장과 고도(古都)인 안동을 방문함으로써 한국인의 삶의 현장과 역사의 향기를 골고루 돌아보았다.

여왕은 서울 인사동 거리에서 서예와 그림, 도자기를 감상했고 안동 하회마을과 봉정사에서는 수백년을 지켜온 전통 가옥의 멋과 전통 의례를 관심 깊게 지켜보았고 또 생일상을 받기도 했다.

이 모든 것들이 여왕에게 깊은 추억으로 오래 감명깊게 되기를 기대한다.

이번 방문에서 여왕은 정치와는 거리를 두는 대신 경제와 역사, 전통 문화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경제에 대한 관심은 지대한 것이어서 50여명의 경제 사절단을 이끌고 와서 직접 투자 설명회까지 갖는 모습은 국제 경쟁시대임을 새삼 실감케 했다.

여왕은 54개 영연방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는분이다. 현실적으로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하더라도 여왕이 국제사회 여론층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대단하다.

관계자들은 여왕 방문기간중에 전세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2등급 상승시키는 것보다 훨씬 더 한국을 알리는데 효과적이라고도 지적한다. 그런만큼 여왕의 방한에서 생겨나는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기대된다.

영국은 물론 유럽연합과의 경제협력이 여왕의 방한을 계기로 한차원 높여질 수 있는 호기가 됐으면 한다. 여왕의 방문을 통해 '조용한 아침의 나라' 한국의 관광 이미지가 전세계에 전달되게끔 배려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경북 안동의 수려한 경관과 전통의 향기는 천혜의 관광자원이라 할만하다. 골기와의 전통가옥과 탈춤을 비롯 수백년 유교 전통 문화가 아직도 살아 숨쉬는 안동권역은 가꾸기에 따라서는 무한한 관광 잠재력을 가진 곳이다. 때문에 경북도를 비롯한 관계당국은 차제에 전세계의 집중 조명을 받은 안동을 비롯, 영주·봉화 등 경북 북부권의 오랜 전통가옥과 유교 문화를 손질하고 다듬어서 한국 관광의 중심지로 북돋워야 한다고 믿어진다.

우리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여왕의 눈을 통해 성실한 한국의 이미지가 국제사회에 전달되기를 기대하며 한·영 우호가 더욱 돈독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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