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와 선비문화의 첫 만남은 시종 일관 화합의 분위기에서 잔잔한 미소와 함박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20여명의 수행원을 대동하고 21일 안동을 방문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 일행은 첫 방문지 하회마을 충효당에 들어서면서 돌담길 사이로 어우러진 초가집과 기와집이 예사롭지 않는 듯 연신 조용한 미소를 띠었다.
갓을 쓰고 도포를 차려 입은 충효당 종손 류영하(71)씨 부부가 내당으로 안내하자 여왕은 문방사우와 서가에 고서가 가지런히 정돈된 전통한옥의 방안을 둘러보며 수행원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는 등 호기심을 보였다.
이어 탤런트 류시원씨의 안내로 본가 담연재로 자리를 옮긴 여왕은 마을 사람들이 오랜 기간 준비한 73회 생일상을 받고 하회별신굿탈춤을 관람했다.
여왕 일행은 떡 곶감 유과 은행 밤 대추 등 47가지 음식이 차려진 생일상의 푸짐함이 놀라운 듯 "베리 굿""원더풀"을 연발하며 탈춤의 익살스런 몸놀림에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담연재를 나와 농산물 도매시장에 잠깐 들른 여왕은 농산물 경매와 작업광경을 살펴보고 봉정사로 향했다.
고색창연한 대웅전 단청과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건물 극락전을 찬찬히 눈여겨 본 여왕은 극락전 앞 돌탑에 돌 하나를 올려 놓고 타종 소리를 들은 후 방명록에 서명했다. '조용한 산사 봉정사에서 한국의 봄을 맞다'
이날 여왕의 행차를 보려고 일찍 여왕의 방문지로 몰려 나온 시민들 또한 귀한 손님을 맞는 안주인의 예의를 잊지 않고 열렬히 환영했다.
안동문화원장 김인환씨는 "안동의 전통문화와 생활상이 멀리 아프리카,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 영연방 소속 54개국을 포함 100여개국에 실황 중계되거나 소개 된다는 사실은 1천년 새시대를 맞이 하는 시점에서 여간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고 말하고 "이는 이고장 사람이 전통문화를 지켜온 결과 때문"이라며 흡족해 했다.
한편 이날 여왕의 안동방문 일거수 일투족을 전세계에 소개하기 위해 몰려 온 영국 BBC, 더타임즈를 비롯 AFP, 로이터 등 150여명의 방송 신문 통신기자들은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안동 鄭敬久.權東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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