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은 장애인의 날."장애인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직업과 가정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직업은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전제조건이 되기 때문에 장애인 취업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인 셈이죠"
경북 칠곡군 석적면에 위치한 우진기업(대표 김광종·38)은 장애인 고용을 꺼리는 우리나라 기업의 일반적 행태로 볼 때 색다르다. 전체 37명의 직원 가운데 15명이 장애인이고, 이중 8명은 중증 장애인으로 분류된다.
큐빅(인조다이아몬드) 원석을 1차 가공하고, VTR 헤드부품을 비롯한 각종 전자부품을 하청 생산하고 있는 우진기업이 이토록 많은 장애인을 채용할 수 있었던 것은 김사장의 남다른 배려 덕택이다.
97년 공장설립 때부터 모든 건물의 문턱을 없애고 경사로를 설치하는 한편, 기숙사 화장실 등 각종 시설물을 장애인이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설계했다. 첫해 3명의 장애인을 채용한 후 IMF 사태로 온나라가 정리해고의 회오리에 휩싸여 있던 지난해에도 이영근(27·뇌성마비 3급)씨를 비롯한 장애인 8명을 추가로 고용했다.
올해도 벌써 김종형(23·지체6급) 이순옥(33·여·지체5급) 우남희(32·여·지체2급) 김성관(27·지체3급)씨 등 4명이 일자리를 얻었다.
"장애인 고용에는 몇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같은 장애자를 복수로 채용해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또 어떤 식의 '특혜'나 '차별'도 없어야 합니다"
입사 1년만인 지난해 11월 결혼을 한 정철우(37·지체4급) 작업반장은 "작업과 생활에 불편함이 없고 장애인들이 많아 이질감이 들지 않는다"며 "함께 생활하다보니 일반종업원들의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장애인은 집중력이 뛰어난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업무를 분석해 보면 장애인이 잘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문제는 경영자들이 장애인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죠"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소외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김사장은 올해 2월 계명대 경영대학원에서 '장애인 근로자들의 노동소외 현상에 관한 연구'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