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집 절도' 해결 열쇠 쥔 사람들

입력 1999-04-19 14:52:00

절도범 김강용(32)씨가 털어놓은 고위층 인사 집 절도 주장의 정확한 진상은 김씨 스스로가 밝힌 사건 관련자 몇명을 찾을 경우 보다 쉽게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우선 김씨가 김성훈 농림장관집에서 운보 김기창 화백의 300호짜리 그림과 남농 허건 화백의 그림을 훔쳤다는 주장을 놓고 김씨와 김장관간 주장은 극과 극을 달린다.

이 주장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우선 '장물아비'와 '익명의 공무원'을 찾아야 한다.

김씨는 지난 15일과 17일 한나라당 관계자들과의 면담에서 "서울 도곡동 김장관 집에서 운보와 남농의 그림을 훔쳤으며 이 가운데 운보의 그림을 '장물아비'에게 8천만원에 팔았으며 남농의 그림은 한 공무원에게 선물했다"고 진술했다.

따라서 김씨로부터 운보의 그림을 사갔다는 장물아비와 남농의 그림을 선물받았다는 공무원을 찾아낼 경우 운보 등의 그림 소장자가 김장관이었는지 여부가 어느 정도 밝혀질 것이다.

고서화 전문가들은 "고가의 그림들은 유통경로가 많지 않아 쉽게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김씨가 유종근 전북지사의 집에서 미화 12만달러를 훔쳤는지에 관해서는 확인결과 김씨가 누구의 집에선가 거액의 달러를 절취한 사실은 확인됐다.

안양의 모 단란주점 관계자는 17일 "김씨가 룸에서 술을 먹다가 종업원을 시켜 차안에서 가방을 가져오게 한 후 달러가 가득 든 가방을 열어보이는등 돈자랑을 했다"며 "남녀종업원 상당수가 이를 목격했다"고 '거액달러 목격사실'을 확인했다.그는 특히 미화 490달러와 일본돈 9만엔을 술값으로 지불해 외환은행 안양지점에서 환전했다고까지 설명했다.

또 서울 남대문시장 암달러상 '민이엄마'도 찾아야 한다.

문제는 이 거액의 달러가 유지사의 집에서 나온 것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인데 김씨에 대한 철저한 추궁과 유지사와의 대질신문, 안양 술집관계자와 종업원들의 증언 등을 종합하면 진상을 밝히기는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배경환 안양경찰서장의 집에서 봉투 58장에 든 현금 5천800여만원을 훔쳤다는김씨 주장의 진위 여부는 김씨의 동거녀 송모(41)씨를 찾을 경우 어렵지 않게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배서장집에서 나온 봉투 58장 가운데 22장은 경찰에 증거물로 제시했으며 나머지 36장은 동거녀 송씨가 갖고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만약 송씨가 김씨 주장대로 기업체 사장 등의 이름이 적힌 봉투를 갖고 있다면 김씨의 주장은 보다 진실에 가까워지게 된다.

검찰과 경찰은 자신들에게 쏠리고 있는 사건축소 의혹의 눈길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국민들의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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