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가 720돌파의 이상증상

입력 1999-04-16 14:38:00

종합주가지수가 1년6개월만에 720선을 돌파, IMF관리체제 훨씬 이전수준으로 회복됨으로써 초저금리가 시중의 자금흐름을 한쪽으로 쏠리게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확인시켜준다. 이같은 주가상승은 이미 지난 1월에 마(魔)의 600선을 넘은 바 있고 14일에는 고객예탁금이 7조원을 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15일의 폭등세를 예고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5대그룹의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압박과 경고 등 악재가 터져나왔음에도 이같은 폭등세를 보인 것은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추어 이상 활황이라 할 수도 있다.

증시의 호황은 저금리 체제속에서 이자소득이 감소해 불이익을 당했던 일반 예금자들에게 기대감을 주었고 직접 투자를 통한 채무비율을 낮추고자 하는 기업들에 기회를 제공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실제 주가상승으로 주식형 수익증권 및 뮤추얼 펀드로 대별되는 간접투자 상품들을 취급하는 증권.투신사 등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부러움을 사고, 일부 대기업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직접금융시장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럼에도 증시의 활황은 실물경제의 뒷받침이 약한 금융장세란 약점을 지니고 있다. 지금으로선 이런약점에도 불구, 금융권의 초저금리로 자금이 갈곳이 없고 미국증시의 다우지수 10,000포인트 초과 돌파로 외국자본이 아시아권 증시로 찾아오는 현실에선 상승국면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자세히 증시의 흐름을 들여다보면 일반직접투자가인 이른바 개미군단들은 그렇게 재미를 보지못하고 있는 반면 기관투자가들이 주로 장세를 주도하며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현상은 증시의 앞날에 불안을 씻어버릴 수 없게 한다.

때문에 이같은 불안이 외환위기 직후 나타난 증시폭락당시와 같은 비극으로 되풀이 되지않도록 정책당국의 각별한 보호 대책이 있어야겠다는 것이다. 금융장세의 거품에 대한 근본적 문제해결은 구조조정을 통해 해결해 나간다해도 대기업의 주가조작이나 증권.투신사들의 담합 등에 의한 선의의 일반투자자들의 피해는 없도록 해야 한다.

최근에도 현대그룹의 주가조작혐의가 말썽을 빚고 있고 올들어 지난 3월까지 이뤄진 유상증자 가운데 현대 등 4대그룹이 75.7%를 차지했다는 것은 그럴 위험성과 함께 중소.중견기업의 직접금융 소외를 말해준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인력부족만 핑계대지말고 증시의 자금 흐름에 이상징상이 발견되면 바로 조사해서 문제점을 시정하는 체제를 갖추어야할 것이다. 감독체계의 보완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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