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넋빠진 대한항공

입력 1999-04-16 00:00:00

대한항공이 지난해부터 계속 발생하고 있는 항공사고로 아예 넋을 잃고 있다.대한항공은 지난 3월15일 포항공항 활주로 이탈사고로 건설교통부의 금년도 신규항공 노선 배분과정에서 황금노선인 서울~오사카(大阪) 주7회 운항권을 아시아나항공에 모두 빼앗기고도 아무런 반발도 하지 못한 채 안전운항을 회사 존립의 최우선 목표로 근신해왔다.

더구나 지난해 건교부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뒤 1천500억원을 들여 미국 델타항공과 안전운항체계를 구축하는 등 종합안전대책을 추진중이었고 보유중인 항공기 112대에 대해 안전점검까지 실시한 상태이다.

특히 항공안전을 위협하는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온 조종사들의 자질향상을 위해 외국인 조종사 채용을 늘리는 한편 조종실의 경직된 분위기 해소를 위해 부심해온것도 사실이다.

대한항공은 특히 조종사 매뉴얼도 미국 규제수준에 맞게 새로 만드는 한편 조종사, 객실 승무원 및 정비요원에 대한 내부감사도 강화하는 프로그램까지 마련했는가하면 현재 전체 1천578명의 조종사 가운데 158명에 불과한 외국인 조종사도 250명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대한항공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 대해 감독관청인 건교부도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이 총체적 개혁을 위해 몸부림쳐 왔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사고가 나는 것은 일반적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이번 사고는 고속성장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결코 하루아침에 치유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라며 '대한항공의 여러 자체모순을 치유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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