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성격차이가 이혼의 주된 사유라 한다. 병리적 성격때문에 이혼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것은 차이라기 보다 병인 것이다. 이혼하는 것은 대부분 성격차이 때문이라기 보다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의 결여 때문에 비롯된다.
남편이 내향적이고 아내가 외향적일 때, 부부갈등의 소지가 가장 많다. 내향적인 사람은 혼자 생각에 잠길 때 가장 편하다. 외향적인 사람은 사람들을 만나고 떠들때 가장 활력을 느낀다.
하루종일 직장에서 시달린 내향형의 남편은 자기 방에 들어가서 조용히 쉬는 것이 소원이다. 하루종일 갓난아기 치다꺼리에 입 한번 열어보지 못한 아내는 남편의 초인종 소리가 그지없이 반갑다. 그런데 아내의 "여보…"라는 소리에 남편은 무뚝뚝하게 "시끄럽다. 좀 쉬자"하고 내뱉는다. 아내가 한번 입을 열었다 하면 끝이 없다는 것을 어디 한두번 당해 봤던가.
성격이 같다고 다 좋은가. 부부 모두 외향형이라면 그 집의 분위기는 서문시장은 뒤로 가라 할 정도로 시끌벅적하다. 외향형의 특징이 간섭과 침범이니, 자녀가 내향형이라면 부모로부터 얼마나 시달리겠는가. 부부 모두 내향형이라면 그 집은 항상 고요한 '정적'에 묻힌 밤 같을 것이다. 자녀가 외향형이라면 동네 아이들 다 데리고 오니, 부모로부터 핀잔은 오죽 많이 받겠는가.
부부가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수용한다면 두개의 세계를 사는 셈이 된다. 남편은 외향형의 아내를 통해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듣고 사람을 사귄다. 또 아내는 내향형의 남편을 통해 조용하고 신중하고 사려깊은 삶을 배운다. 차이가 갈등을 빚는다기 보다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수용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끝없이 갈등에 휘말리는 것이다.
〈대구효성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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