툇마루-IMF자살

입력 1999-04-14 14:47:00

며칠전에 보도된 'IMF자살'이란 제목의 기사는 지금 우리 사회가 어디쯤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 같아 정말 마음이 아팠다.

경기지수가 회복세를 보인다는 등 듣고 싶은 이야기가 연일 나오고 있지만 실업률을 비롯한 정작 주요한 지수는 요지부동인 것 같다. 그 기사는 제목에 걸맞게 평상시 같으면 엘리트 대우를 받았을 사람을 자살로 몰아붙인 사연을 전하고 있다.

자살한 청년(27세)은 서울 모대 기계 설계과 수석 입학, 상위권 졸업, 공군장교 제대, 부도난 기업에서 퇴사 후 다시 대기업의 공채에 도전, 130대 1의 경쟁에서 합격했으나 2~3개월이 지나도록 출근 통지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차에 아버지도 조기퇴직 통보를 받았다.

이런 청년이, 정상적인 사회라면 취직을 못해 자살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청년을 거두어 들이지 못하는 사회를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만 하는가. 책임을 묻는다면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가. 무엇보다도 지금 우리와 우리의 지도자들은 비상한 시대를 맞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당신 자신이 130대 1의 경쟁을 뚫고 합격했음에도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알게 되었을 때 어떻게 반응했을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도록 하자.

金 英 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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