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조직폭력 척결에 거국적 대처를

입력 1999-04-13 15:26:00

검찰이 특별법까지 제정할 방침아래 조직폭력배와의 전면전을 선언한 것은 때늦은 감은 있으나 적절한 조치로 일단 받아들여 진다.

사실 조직폭력배 단속은 검찰이 전면전을 선언하는 거창한 출정식형태를 갖추며 그야말로 전쟁선포식으로 할게 아니라 치안질서 차원으로 평소부터 꾸준하게 대처해 왔어야 할 사안이다.

검찰이 전국 강력부 검사들을 모아놓고 대대적인 척결 의지를 선언한다는 자체가 자칫 조직폭력배들에겐 도주나 증거인멸 등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역효과를 낼 우려가 높은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직폭력배 문제에 관한한 최대한의 척결효과를 거둘 수 있는건 뭐니뭐니해도 지속적이고 항구적인 단속의지가 없으면 사실상 물거품이 된다는 사실을 검찰은 유념해야 한다.

그 반증으로 지난 90년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전국에서 무려 1만3천여명을 구속한 이후 그동안 국지적이고 간헐적인 단속의 대증요법으로 대처해온 틈을 타 근 10년새 신흥조직들이 우후죽순처럼 발호하며 온갖 범죄를 저질러온 행적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더욱이 IMF체제는 이들 조직폭력배들에겐 그들이 살찌우고 세를 확장하는 절호의 기회가 된 결과가 돼버린 것도 사실이다.

이제 이들의 범죄 범위는 서민생활에서 재계로까지 이미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또 이들의 조직은 읍면동단위에서부터 전국적인 규모로까지 확대되면서 웬만한 공권력으론 파괴공작이 여의치 않을 만큼 견고하고 비대해진게 현실이다.

심지어 '폭력복덕방'까지 차려놓고 곧 닥칠 총선에도 이미 뛰어들 준비가 됐다는 얘기도 있다. 가장 어려운 대목이 기업형 폭력으로 철저히 위장해 일반 기업과의 식별이 어렵고 보스급은 철저히 은닉, 배후조종만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힘있는 비호세력에게 '선심'을 베푼 대가로 이들을 업고 있는 정치적 배려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니 단속 손길이 과연 어느 정도로 힘쓸지도 의문이다.

총기사용과 국제폭력과의 본격적 제휴만 남아 있는 극도로 위험한 지경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상이 이렇다면 검찰의 대응은 한가지 밖에 없다. 경찰.국세청.일반행정관서까지 동원된 전담반을 지역실정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용함은 물론 '지능과 힘'이 응축된 강력한 단속반을 항구적으로 가동, 그들의 자금원부터 일단 삼제해야 한다.

그 전제는 과거명단은 무시하고 이들 조직의 실체부터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검찰 차원을 넘어 이젠 국가적 차원에서 이들 조직과의 싸움에 임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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