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이 땅에 살아온 사람들의 삶과 생각이 한데 어우러진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하지만 급격한 세태변화로 이야기문화가 자취를 감추고 있는게 요즘 실정이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이야기는 '열려 있는 문화'의 특성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외마디 지시와 명령이 아닌 풍성한 옛 이야기를 듣고 자라는 아이들. 이들을 위한 좋은 옛 이야기책은 그만큼 중요하다.
지난 95년말 옛 이야기중 재미있고 유익한 것만을 추려 묶은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옛 이야기 백가지'를 펴내 화제를 모았던 서정오(44·대구 감천초등학교 교사)씨가 3년여만에 두번째 책을 현암사에서 내놓았다.
"새로 채록하고 찾아낸 이야기 가운데 전승할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60가지 이야기를 골라 엮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큰 효과가 있다는 생각에서 조금씩 모아둔 것을 주변의 권유로 우연찮게 펴낸 것이 이 책의 출판동기다
. 제1권의 경우 반응이 좋아 모두 8만부가량 팔리는 등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제2권도 특유의 감칠맛 나는 토박이 입말과 간결하고 정연한 문체의 글, 정감 넘치는 삽화를 곁들여 아이들 뿐만아니라 어른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꾸몄다.
모두 6부로 구성된 제1권에 비해 2권은 4부 구성. 모험이나 기적, 인과응보와 권선징악을 다룬 이야기와 세태를 비판하고 교훈을 주기 위해 만든 이야기, 슬기와 재치를 다룬 이야기, 풍자와 해학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담았다.
'나무꾼과 선녀' '해와 달이 된 오누이'등 익숙한 이야기도 있지만 숨겨져 있던 이야기가 대부분. 날카로운 풍자에 무릎을 치기도 하고, 때로는 현실에 대한 준엄한 진실을 배우다가도 한바탕 웃음을 터뜨리게 되는 이야기까지 답답한 일상속에서 한 모금의 찬물처럼 청량감을 주는 이야기들이다.
아름다운 우리말의 말맛을 다치지 않고 살려내기 위해 글말 대신 입말을, 높임말보다 예사말에 비중을 살린 것도 특징이다.
여기저기 책으로 묶어내다보니 이제 거의 밑천이 바닥났다고 웃어넘기는 서교사는 "시간여유를 갖고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내는 작업에 힘쓰겠다"며 "우리가 접하기 힘든 북한쪽 자료도 구해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徐琮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