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은 중국 상해에 우리 임시정부가 수립된지 80주년 되는 날. 일제에 의해 왕권이 소멸된 뒤 9년만에 우리가 경영하는 우리의 정부가 되세워진 것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일들 중 하나이다. 더욱이 이 정부는 우리 5천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왕정을 벗어난 국민의 정부로 세워진 것이어서 뜻이 더욱 깊다.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랄 이런 의미 때문에, 올해는 백범전집 발간 등 이를 기념하는 출판사업과 각종 행사들이 특별히 활발하다.
◇ 임정 관련 출판
국가보훈처 발주로 원고지 1만매 분량의 기념논문집이 관련 학자 50명이 참가한 가운데 편찬되고 있다. 2억여원이 투입될 이 사업에선 소장학자들을 중심으로 임정의 재정 문제 등 새로운 분야를 깊이 다룰 예정. 임정의 의열(테러) 투쟁, 특파원 파견 등 국내 활동, 군사 활동 등도 제대로 정리할 계획. 그동안 임정의 활동을 지나치게 외교 위주라고 봐 온 편견을 불식시킬 중요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또 처음으로 500페이지 분량의 임정 법령집도 수합, 발간됐다. 한시준(단국대)교수 편저로 된 이 법령집은 임정의 헌법에서부터 각종 법령 등을 모두 종합, 임정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각종 포고문 등도 부록으로 수합했다.
◇백범 김구선생 전집 발간
처음으로 김구선생의 전집이 준비되고 있다. 각 1천여 페이지 짜리 12권으로 계획됐다. 임정은 김구선생이 있었기에 27년간이나 유지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백범이 곧 임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선생의 50주기인 오는 6월26일에 맞춰 전집이 선보일 예정이다.
◇기념 학술대회 및
논문집·법령집 발간
한국 근·현대사 연구회 주최 기념 국제학술대회가 지난 8·9일 이틀간 서울에서 열렸다. 김학준·신용하·윤병석·고정휴·김희곤 등 국내 학자들 외에도 미국에 거주하는 재외학자 방선규씨, 중국 및 대만 전문가 등도 참가했다.
12·13일엔 중국 상하이에서 현지인들에 의한 기념 학술행사가 열리고, 8월에는 충칭(重慶) 임정 청사에서도 행사가 준비돼 있다.
◇독립유공자 해외 현지
방문 및 해외 유족 국내 방문
지난 9일엔 해외에 흩어져 사는 독립지사들의 유족 23명이 국내로 초청됐다. 이상룡 선생의 외증손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외손자, 김규식 선생의 아들, 홍진 선생의 손자, 이동휘 장군의 손녀 등등. 이들은 독립유공자 묘를 참배하는 등의 일정을 통해 당시의 독립운동을 되새겼다.
이달 말부터는 국내 생존 독립유공자들이 전문가들의 안내를 받아 당시 독립운동을 했던 중국 등 현지를 둘러 본다. 27일엔 안동대 김희곤 교수 안내로 30명이 중국 현장으로 출발할 예정이며, 5·6월에도 방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독립기념관 특별전
지난 10일부터 8월말까지 계속된다. 임시정부와 관련된 자료들을 한데 모아 한꺼번에 접할 수 있는 자리.
이러한 기념 사업들과 관련, 안동대 김희곤 교수는 "임정은 3·1운동의 민족적 요구가 민주공화정 수립이었음을 증명했을 뿐 아니라, 카이로 선언에서 전세계 그 많은 식민지 중 유일하게 한국의 독립이 문서로 보장받게 만든 주체이기도 하다"고 평가하고, "후기 충칭시대(42년도)에 임정이 이뤄냈던 좌우 통합의 전례에서 앞으로 우리 통일의 방향도 살필 수 있다"고 말했다.
〈朴鍾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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