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독도-韓·日 중간 수역 복닥판

입력 1999-04-12 00:00:00

최근 한·일어업협정이후 새로운 어장으로 부각된 독도주변해역과 한·일중간수역이 일본 수역에 들어가지 못한 동해안 어선을 비롯, 전국 어선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때문에 그물위에 그물을 치는가 하면 일부 얌체 어선들은 남이 쳐놓은 그물까지 걷어 가는 등 치열한 고기잡이 싸움이 일어나고 있다.

구룡포항 선적 제12동현호 선주 박응출씨는 "종전에는 독도주변 조업 선박 10여척이 대게·가오리 등을 잡았으나 요즘은 하루에 50~100여척씩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구룡포 어업무선국 김승훈씨도 "출어 신고 선박 대부분이 독도주변으로 몰리고 있다"며 "그러나 일부 출어 선박들은 새로운 어장을 찾기위해 망망대해를 헤매다 되돌아 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 오키군도 주변 황금어장을 잃어버린 동해안 대게 자망어선들이 한꺼번에 몰려 조업을 하는 한·일중간수역 347, 348해구는 조금이라도 좋은 위치에 투망을 하려는 우리 어선들끼리의 경쟁이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 그물이 얽혀 서로 수백만원어치의 그물 손실을 입고 있다.

그물이 얽힌 우리 어선들이 서로 양보를 해 이리 자르고 저리 자르며 그물을 당겨올리지만 그래도 어선들마다 평균 50~60닥(1닥은 90~100m)의 그물 손실로 400만~ 500여만원의 피해를 보고 있다.

60여닥의 그물손실을 입은 강구항 소속 오대호 선장 김동식(49)씨는 영덕, 구룡포, 감포지역 대게자망어선 50~60여척이 몰려 조업하는 모습은 처절함을 넘어 서글픔을 느끼게 한다며 잡는 대게보다 잃는 그물 손실이 더 큰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특히 자망, 통발어선들이 밀집한 독도주변은 조업어선들이 켜놓은 등불로 야간에는 불꽃밭을 이룰 정도로 좁은 해역에서 우리어선들끼리 조업경쟁을 하는 실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鄭相浩·林省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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