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독한 악덕 사채업자

입력 1999-04-12 00:00:00

경제난으로 사채 이용자가 늘어나자 고리로 돈을 빌려주거나 제때 돈을 갚지 않는다고 협박하는 악덕 사채업자가 기승을 부리고있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최근 회사원 김모(25·여·동구 신기동)씨가 지난달 26일 사채업자 박모(30)씨 등 10여명으로 부터 채무변제각서 요구와 함께 '돈을 갚지 않으면 유흥업소에 취직시키겠다'는 협박을 당했다는 진정에 따라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6월 신용카드 연체금을 갚기위해 사채업자 박씨 등 10여명 등으로부터 2천500여만원의 돈을 빌렸으나 이자 때문에 갚아야 할 돈이 3천100여만원으로 늘어나자 일부만 변제했는데 나머지를 갚지 않는다고 사채업자들로 부터 협박을 받아 우울증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는 것.

김씨는 직장에 다니다 월급이 제때 나오자 않자 카드대금을 연체했으며 급한 나머지 사채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채업자 등을 불러 채무변제 요구 과정에서 공갈·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또 보험설계사 박모(40·여·서구 비산동)씨도 지난해 초 급전이 필요해 대구시 중구 삼덕동 모 사채업자 사무실에서 200만원을 빌렸는데 이자가 열흘에 30% 복리인데다 못갚은 돈에 대한 연체료까지 붙어 9개월동안 이자와 원금 3천500만원을 갚고도 연체료 등 2천만원 정도를 더 갚으라는 협박에 시달리다 못해 지난해 9월 고향으로 피신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사채업자들은 주로 생활정보지 등에 광고를 내거나 상가 및 주택가에 자신의 연락처가 적힌 명함을 배포하는 방식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는데 최근 경제난으로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 늘자 이들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채업은 겉보기에 합법적인 것처럼 위장돼 있으나 무자료거래, 불법 담보 등 불법행위가 스며있다"며 "이들 악덕 행위를 를 단속할 적절한 법률적 근거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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