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통합 바람직한가(반대)-권오욱

입력 1999-04-10 14:30:00

98년 2월 국민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가 사회 전역에 걸쳐 개혁이라는 이름의 변화가 시도되고 있으며, 협동조합도 개혁권역 내에 놓여 있다고 하겠다.

협동조합이 변해야 한다. 개선 개혁의 과제도 많다는 데는 누구나 공감을 한다.그런데, 협동조합의 개혁은 어디까지나 조합의 주인인 조합원에게 더 많은 편의와 이익을 줄 수 있는가를 전제로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를 저비용 고효율의 구조로 개선하는 것이라 하겠다.

협동조합의 개혁은 은행이나 기업의 개혁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협동조합의 개혁이 누구를 위해서라면 그것은 조합원을 위해서이고, 일시에 모든 것을 한꺼번에 개혁하는 것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중한 검토후에 하나씩 하나씩 문제점을 개선 보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개혁이라 생각된다. 일선조합은 조합원의 요구에 의해서, 중앙회는 회원조합의 요구에 의해서 상향식으로 개혁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회원조합이나 조합원의 이해와 의사에 반하는 하향식 개혁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협동조합의 발전은 협동조합이 협동조합정신에 충실할 때 가능한 것이다.

협동조합정신은 인적, 동지적 단체를 기본으로 한 상부상조와 상호연대주의인 것이다.

따라서 협동조합 개혁의 방향은 첫째, 전문성과 특수성으로 차별화 하여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를 저비용 고효율의 구조로 개선하여야 하며 둘째, 조합원의 협동조합정신을 함양시켜 조합사업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개선하여야 한다.

정부의 협동조합 개혁안이 시안이라니 다행이다.

첫째, 중앙회 통합은 반대한다.

축산업은 경종농업과는 달리 산지에서 사육되어 도축과 1차가공, 그리고 복잡한 2차가공 과정을 거쳐 보관.유통되며 배합사료, 기자재 등 후발산업을 포괄함으로써 2, 3차 산업적 특성도 보이고 있고 유통과정에서 철저한 안전 및 위생관리 등 전문지식과 기술이 요구되며 이러한 이질적인 분야를 통합하면 체계적인 관리는 기대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81년도에 전문성을 고려하여 농협중앙회로부터 독립한 축협중앙회를 다시 통합한다는 것은 발전적이지 못하다고 본다. 비대화가 되면 오히려 효율성을 높일 수 없다.

둘째, 조합장, 중앙회장의 외부전문가 영입은 반대한다.

협동조합은 일반 기업체와는 다르다. 자본주의 경제체계 하에서 경제력이 약한 농민들이 서로의 힘을 합쳐 그들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하여 자생적으로 조직한 조직체이기 때문에 조합장은 조합원중에서, 중앙회장은 회원조합장 중에서 선출하여야 한다.

셋째, 조합장, 중앙회장 간선제는 반대한다.

협동조합은 자율, 자생, 자주조직으로서 조합원과 조합의 자율적 의사가 반영되어야 한다.

넷째, 회원조합간의 합병을 원칙적으로는 찬성한다. 그러나 획일적으로 1개 시.군에 하나의 조합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역 특성을 고려하여 합병으로 인한 문제점보다 합병의 효과가 많은 경우에 합병을 진행하여야 한다.

협동조합의 개혁은 시대적 변화에 따라 뼈를 깎는 자체개혁의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만에 하나 개혁이 잘못될 경우 그에 따른 대부분의 피해는 개혁 주창자가 아닌 조합원이 입게 되기 때문이다.

국제화, 개방화 시대에 우리의 농업, 농촌, 농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줄 수 있는 바람직한 협동조합 개혁방안이 마련되어 다시는 협동조합이 개혁의 대상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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