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대로 문중의 반발이 컸지요"예로부터 명산 명당을 찾는 분묘문화가 몸에 밴, 보수성이 강한 문중이 전형적인 한국형 봉분식 납골묘로 전환해 화제.
경주시 율동 월성 손씨 주손(胄孫) 손시익(孫時翼·76)씨. 손씨는 매년 300만여평의 국토가 묘지로 잠식돼 간다는 소식을 접하고 마을 뒤 문중산에 납골묘를 만들어 흩어진 조상묘를 한자리에 봉안키로 결심했다.
손씨는 양동 월성 손씨 대종가 입향시조 손 소(孫昭)의 16세손으로 9대조에서 율동으로 분가 됐으며 대종가가 있는 양동마을은 반촌의 마을을 잘 계승해온 대표적인 마을이다.
오늘이 있기까지 손씨는 몇번이고 좌절할뻔 했다. 문중의 완강한 반대속에 완벽한 납골당을 설치하기 위해 4촌동생 운익씨와 10여년을 쫓아 다니면서 국내외의 사례를 수집, 일가 친척들을 차례로 설득해 갔다.
납골묘 설치를 놓고 명절때 문중 회의를 여러번 소집했지만 처음에는 말도 꺼내지 못할 정도였다.
끈질긴 설득으로 문중의 일부 후손들이 납골묘의 장점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용기를 얻은 손씨는 끝내 문중의 의견 일치를 끌어냈다.
손씨 종형제는 자금이 문제가 되자 일본에서 사업가로 성공한 당숙 석천(石泉) 손진춘(67)씨를 찾아 취지를 설명했다.
납골묘 설치에 동의한 당숙 손씨가 선뜻 문중을 위해 1억원에 달하는 납골묘 설치비를 희사했다.
조양석재(대표 김성태)가 시공한 납골묘는 이중 벽에 전시실 3평, 선반식 납골 6평. 최대 500위의 납골 봉안이 가능하며 납골둘레에 12지신상과 석사자상 2기, 석등 2기, 제단 등을 갖췄다.
이 납골묘는 일본과 한국 납골묘의 취약점을 보완한 것으로 특수 환기 시설이 설치돼 습기가 없고 빛이 지하에까지 들어 오는 등 첨단기법을 사용했다.
선반에 진열하게 될 납골 항아리(규격 18×20cm)는 경주 민속공예촌에 특별주문했으며 계속 공급할 예정.
양동 월성손씨 종파에서 분가된 주손 손씨는 지난 5일 이미 7대조 내외분과 6대조 내외분 등 흩어진 조상묘 7기를 화장, 유골봉안식을 했으며 계속해서 조상을 한자리에 모실 계획이다.
손씨 문중의 납골묘는 국내는 물론 일본보다도 앞서가 의장등록 및 특허 출원했다한편 이곳 유림에서도 "손씨 문중의 납골묘 설치는 다른 문중에도 충격을 주는 대단한 결단"이라고 말했다.
〈경주·朴埈賢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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