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의원들의 지난 3년은 15대 정국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96년 4·11총선 이후 무소속 당선자들이 대거 여당행을 택하면서 유권자들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정치권 재편작업이 대구에서도 벌어졌다.
여야간의 반목과 대립도 뒤따랐다. 한나라당과 자민련 의원들은 지역현안을 놓고도 책임공방을 계속하는 등 신경전과 반목을 거듭했다. 자연히 지역 현안 해결 실적도 미미하다. 지역경제 회생을 위해 한때 거론됐던 초당적인 협의기구 구성문제도 표류상태다. 지역정치권의 구심점 부재현상도 두드러졌다.
중진이 대부분인 자민련 의원들은 총선 당시의 '녹색돌풍'을 그대로 이어가지 못하고 반DJP라는 지역정서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 제3당이라는 현실도 이들의 활동을 제약하는 요소다.
원내 최다선(9선)인 박준규의원(중구)은 지난해 8월 국회의장에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지역정치권을 아우르는 데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김복동의원(동갑)은 지난해 4월 자민련 수석부총재 자리를 내놓은 후 신병으로 사실상 정치활동 중단상태에 있다.
박철언의원(수성갑)은 DJP정권 탄생에 일조를 함으로써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 여전히 지역 여야 정치인을 통틀어 인기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총선을 1년 앞두고도 반DJP로만 흐르는 지역정서가 걱정거리다. 건교부장관인 이정무의원(남구)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지역의 최대 현안인 지하철과 위천단지 문제의 주무장관이라는 점이 오히려 더 부담이다.
박구일의원(수성을)은 국회 출석률이 거의 100%에 이를 정도지만 지역에서 재선의원으로서의 '어필'은 약한 편이어서 시지부장을 맡은 이후 세 만회에 고심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한나라당 의원들은 초·재선이 대부분이어서 지역구 챙기기에는 다소 적극적이다. 다만 지역의 반DJP정서로 인한 반대급부를 너무 기대한 때문인지 지역구 관리는 소홀하거나 취약하다는 것이 지역의 대체적인 평가다.
3선인 강재섭의원(서을)은 지난해 8월 총재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후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다. 올들어 서서히 활동을 강화하며 지역의원들과의 접촉도 늘리는 등 재기를 모색 중이다.
무소속 입당파인 서훈의원(동을)은 진보적 성향을 보이며 비교적 독자노선을 걷고 있으나 강성 이미지 극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같은 무소속 입당파인 백승홍의원(서갑)은 지역 현안 해결에 가장 적극적이며 이회창체제 출범 이후 최측근으로 자리잡았다.
자민련 입당파인 안택수의원(북을)은 자민련 대변인으로 있다 DJP연합에 반대해 대선 직전 말을 갈아탄 이후 한나라당의 대변인으로 발탁돼 대여 공격의 선봉에 서 있다. 안의원과 함께 입당한 박종근의원(달서갑)은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경제기획원 경력을 인정받아 예결위 간사를 맡기도 했다.
이해봉의원(달서을)은 행정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한나라당 행정자치위원장을 맡고 있다. 특히 정권교체 후 처음으로 지역편중 인사의 심각성을 제기하는 개가도 올렸다.
지난해 4·2보선으로 등원한 박근혜(달성)의원은 유일한 여성부총재로 정치적 상징성과 대중적 인기 때문에 각종 행사에 고정 게스트가 됐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지역구 관리는 약하다는 평가다. 7·21재선을 통해 등원한 박승국의원(북갑)은 조용히 교육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대구출신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활약상은 평균 이하라는 평가다. 6공 이후 정권의 근거지가 달라진 탓인지 주목받는 '스타'는 배출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앞으로도 당분간은 지역출신들의 중앙 정치무대 활약상이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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