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부(猝富)에게는 세가지 특색이 있다고 한다.
어제도 내일도 없고 오직 오늘만 있는게 그 첫째요 무엇이든 항상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것이 둘째다.
세번째가 늘 허전한 마음의 소유자란 점. 어떻게 보면 이것은 쌩쌩 발빠른 템포와 순발력에다 넘치는 데이터와 정보 통신, 여기다 속도와 물량이 합쳐지는 오늘의 우리들 자화상인것 같아 씁쓸하다.
'나는 그에게 한마디만 하고 싶다'라는 시집이 최근 출판됐다. 한국의 대표적 시인 51명으로 하여금 김대중대통령의 최초 수평적 정권교체 기념과 그 의미를 문학적으로 조명하는 민심보고서라는게 출판사측이 밝힌 기획의도. 시집 말미에는 대통령의 자작시 3편도 담겨있다.
시인이라면 그래도 우리 사회에서는 지식인으로 통한다. 하물며 신지식인 논쟁이 한창인 요즘 이런 시집, 그것도 이름을 대면 화려한 이력들이 깨알같이 쏟아질 시인들이 대거 참여한 시집이 나왔다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다.
겨우 집권 1년이 지났을 뿐인데도 이런 풍류는 우리 지식사회가 지닌 정답이 하나라는 단답형 입맛에 길들여진 탓 때문은 아닐까. 지식은 단답을 요하는 퀴즈가 아니다.
신지식인들 그럴리가 없다. 어떤 지식인들 수신(修身)과 수심(修心)의 과정에서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법식의 탁마(琢磨)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개그맨에서 SF영화제작자로 변신한 심형래가 정부의 신지식인편 캠페인 광고 첫 모델로 선정됐다. 영화 '용가리'의 해외수출 성공이 선정의 중요한 이유라고 한다.
그렇지만 성공지상주의 논리는 무한경쟁사회에서 자칫 다른 근로자들에 일그러진 모습으로 비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