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들 수백만원 '뱃놀이 연수'

입력 1999-04-01 14:35:00

지방의회 의원들의 관광성 연수가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자 의정 실무 중심으로 연수방식과 프로그램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산업기술원 등 지방의회 교육을 위탁받은 민간 교육훈련기관 대부분이 연수지역을 도서지역 등 관광지 중심으로 잡고 환영만찬회나 기념품 제공 등을 통해 전국 지방의회의 참여를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연수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있다.

행정기관 관계자들은 공무원의 경우 체계적 연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는데 비해 지방의회 연수는 관광지를 중심으로 한 나들이성 연수 성격이 짙어 의정발전 차원에서 연수 프로그램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달 초 대구 중구의회 의원 11명이 2박3일간 백령도로 연수를 다녀온데 이어 지난 31일 대구 서구 및 달성군 의회 의원과 의회 직원 등 모두 37명이 백령도로 2박3일 일정의 연수를 떠났다.

서구와 달성군 의회는 각각 800여만원과 600여만원의 경비를 들였으며 서구 의회가 버스편을 이용한데 비해 달성군의회는 비행기편을 이용, 90여만원의 항공료가 포함됐다.

한국산업기술원이 주최한 이번 연수는 '지방자치발전을 위한 세미나'란 명목으로 실시됐으나 송도비치호텔에 숙박한 뒤 백령도로 뱃길 관광에 나서는가 하면 환영만찬회와 기념품도 제공받는 등 '사치성 나들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원 관계자는 "딱딱한 분위기에서 지방의원 연수효과가 떨어질 것 같아 제주도와 울릉도 등 섬지역을 연수대상지로 정했다"며 "올해 20회 가량 지방의원에 대한 연수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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