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관연 연구소 통합론 '시대역행'

입력 1999-04-01 00:00:00

지난달 19일자 매일신문을 보면 문희갑 대구시장은 "밀라노 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기능이 유사.중복돼 있는 섬유관련 연구기관을 통합해야 한다"고 대구시의회 시정답변을 통해 밝혔다.

문시장은 여기에서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한국염색기술연구소를 꼽고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이 두 연구소의 기능이 유사.중복돼 있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알려진 대로 섬유개발연구원은 사가공 및 제직기술의 개발, 기술인력 양성 등을 주목표로 하는 곳이다.

이에 반해 염색기술연구소는 염색 및 가공기술과 폐수처리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기존 정부출연 연구소와 달리 수요자인 업체가 운영비를 부담하는, 차세대형 연구소이다.

학문적으로도 사가공 및 제직은 섬유물리학에 속하며 염색 및 가공은 섬유화학에 속한다. 두 연구소가 역할을 분담하는 것은 차별화된 전문성을 갖고 심층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갖게되는 것이다.

다른 나라도 기능별로 수많은 연구소를 갖고 있다. 일본은 48개소, 미국은 32개소, 이탈리아는 28개소의 관련 연구소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서울에 한국섬유기술연구소, 섬유실용화센터, 진주에 한국견직연구원 등이 있지만 섬유기술연구소는 검사기능을, 실용화센터는 업체 지원을, 견직연구원은 견섬유에 국한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섬유 전분야에 걸쳐 본격적인 연구기능을 수행하는 곳은 위에 든 두 연구소뿐이다따라서 이 두 연구소를 통합한다는 것은 섬유선진국을 지향하는 정부시책과 시대적 사명에 역행하는 것이다.

임용진(경북대 염색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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