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익살스런 농담을 이르는 말이다.아픔과 즐거움, 어둠과 밝음, 웃음과 분노, 비꼼과 독설 등을 뒤범벅 해 그 시대의 사회상을 가장 잘 투영하는 '재간둥이 언어'이다.
최근 국가정보원은 귀순자를 통해 파악된 북한사회에서 유행되고 있는 풍자유머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렸다.
◈유머의 사회적 기능
그 중에 이런 유머가 소개됐다.
-평양시내 평광유치원 어린이들이 '동물의 세계'라는 책을 보면서 "할수 있어", "할수 없어"하며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한 아이가 "우리 할머니께 물어 보자"고 했다. 아이들은 부엌에 있는 할머니에게 쪼르르 몰려가 물었다. "할머니, 할머니는 아이를 가질 수 있나요, 없나요" 할머니는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물론 가질 수 없지"라고 대답했다.
그 아이는 "봐라, 내가 맞지. 할머니는 수컷이란 말이야"-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우상화 교육으로 한 곳만 보는 북한교육의 파행상과 경직성을 꼬집은 것으로 짐작된다.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억지' 결론이다.
내일이면 4월이다.
진달래, 개나리, 유채등 온갖 꽃들이 활짝 꽃망울을 터트리는 계절이 온다. 아울러 '사회복지의 꽃'인 '전국민 연금시대'가 열리는 달이다.
◈졸속정책 혼선만 가중
담당기관의 준비 소홀과 홍보부족, 매끄럽지 못한 업무추진 등으로 수십만건의 민원대란을 야기하는 일대 파동을 겪으면서 출범하는 '전국민 연금시대'가 개운찮은 맛으로 와 닿는 것은 웬일일까?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저조한 소득신고율과 납부예외자의 과다인정등은 '전국민 연금'의 본래의 색깔과 맛을 잃게하는 대목이다.
성실한 소득신고자의 손실과 직장가입자의 보험료 50% 인상은 형평의 원칙에 맞는 지 꼼꼼히 따져 볼 문제이다.
오죽 했으면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국민연금의 혼란에 대해 사과를 하고, 국무회의에서 김모임 복지부장관을 호되게 질책했을까.
더불어 정책혼선을 초래한 국민회의 김원길 정책위의장을 경질했을까?
'할머니는 수컷'이라는 극히 잘못된 상식이 정책당국자의 뇌리에 숨겨져 있지 않았는가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장밋빛 노후보장'이 '시들고 빛바랜 장미' 한송이로 되돌아 온다면 어느 국민이 감동하며 동참할 것인지 계산해 볼 일이다.
국민들이 '밀어붙이기'식 정책이 빚어내는 엄청난 오류를 꿰뚫고 있다는 사실을 관계자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정부조직 개편문제도 마찬가지.
대규모 '빅뱅 회오리'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됐던 정부조직 개편은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났다.
기획예산위가 지난해 7월부터 올 1월까지 46억원이라는 국민의 혈세를 들여 민간컨설팅회사에 의뢰, 정부수립이후 처음으로 모든 부처를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진단을 토대로 빚어낸 작품은 '그 몸집에 그 몸통'이었다.
소폭 손질로 마무리 된 정부개편안에 대해 일각에서는 조직의 안정에 무게를 실어 과도한 부처 통.폐합보다는 점진적인 기능위주의 개편이 바람직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구조조정을 뒷받침하고 '작은 정부'의 실현이라는 당초 목표가 부처간의 이해와 정치권의 계산된 정략에 따라 제자리 걸음만 하고 만 꼴이 되고 말았다.
뉴질랜드가 무려 25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을 거쳐 정부조직을 개편한 사실을 안다면 3개월의 경영진단과 단 한차례의 공청회로 그친 우리의 정부조직 개편은 '발가벗은 억지'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시늉만 하면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이 대명천지(大明天地)에 '할머니는 수컷'이라고 누가 믿을 것인가.
◈순리외면 결과 불보듯
벚꽃축제를 앞둔 경남 사천에서는 최근 자주 내린 비와 꽃샘추위로 벚꽃이 피지 않자 벚꽃나무에 비닐을 덮고 장작불을 지펴 꽃망울을 터트리려는 해괴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고 한다.
기상이변이 부른 진풍경인지 알수 없으나 주먹구구식 발상에 자연의 섭리를 외면한 '억지'가 보태진 양상이다.
새 2000년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합리와 순리로 모든 것을 셈한다면 '억지'는 설 땅을 상실할 것이다. 과연 할머니는 수컷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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