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이 물에 흘러 멀리 내려가니/별다른 천지요 인간이 아니다'-도화유수묘연거(桃花流水渺然去)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 이백(李白)이 세상에서 뜻을 얻지 못하고 산중에서 지낼때 지은 '산중문답'의 한 구절이다.
흔히 중국문학사를 말할때 각 시대마다 가장 발달했던 문학장르를 결부시켜 한문(漢文), 당시(唐詩), 송사(宋詞), 원곡(元曲), 명청소설(明淸小說)로 분류한다.
그만큼 당나라시대에는 뛰어난 시인묵객이 많았다는 증거다. 웬만큼 배운 사람이면 당나라때 시인 이백과 두보, 백거이 정도는 떠올리지 않는가.
우리나라의 대표적 한학자인 임창순선생이 펴낸 이 책은 56년 학우사에서 초판이 나왔으나 절판돼 10여년동안 새로 보충하고 손을 봐 내놓은 증보신판이다.
당시(唐詩) 200여수를 골라 원문과 함께 해석도 담았다. 당시를 우리말로 옮긴 판본이 여럿 있지만 이 책은 기존 판본들과 몇가지 차이가 있다.
우선 한시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는 저자의 지론에 따라 정해(직역)를 중시했다. 또 당시를 이해하는데 가장 전통적인 체제인 자구, 통석, 감상등을 충실히 해 한문 초보자라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오언절구, 칠언절구, 오언율시, 오언배율, 오언고시, 칠언고시등 시 형식에 따라 분류해 싣고 작자의 약력과 색인을 권말에 붙였다.
(임창순 지음, 소나무 펴냄, 540쪽, 1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