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길일도 바람달에 밀려

입력 1999-03-27 14:40:00

◈결혼 기피…예식장 썰렁

27일은 역술인들이 1년에 한두번 있을까 말까한 길일로 꼽는 날. 예년이면 대혼일로 예식장마다 결혼 하객들로 크게 붐빌만 했으나 올해는 '바람달'인 음력 2월에 결혼하면 남자가 바람(?) 난다는 민간 속설에 밀려 예식장도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역술인들에 따르면 27일은 기묘(己卯)년 정묘(丁卯)월 무인(戊寅)일로 2월과 1월을 의미하는 묘와 인이 나란히 붙어 합(合)을 이루는 날로 봄인 음력 3월을 향해 나아가는 길일. 이같은 길일은 1년에 6~7일 정도 있으나 주말과 겹치는 경우는 1~2년에 한번 정도 있을 만큼 드물다는 것.

그러나 음력 2월에 결혼하면 남자의 바람끼를 억제할 수 없다는 '바람달' 속설로 결혼식을 미루거나 이달을 기피하는 사례가 많아 예식장은 고객이 없어 울상을 지었다.

박모(30.대구시 중구 대봉동)씨는 3년간의 연애를 거쳐 당초 길일인 27일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으나 바람달 속설을 듣고 마음이 개운치 않아 양가 부모와 상의 끝에 5월로 결혼식을 미루었다.

이에 따라 27일 ㄱ예식장의 경우 한건의 결혼식만이 치러졌으며 이 날짜로 예약했다 결혼식을 연기한 예비 부부도 3쌍에 달해 주말 하루평균 30~40건의 결혼식이 치러지는것과 대조를 보였다.

역술인 이모(40)씨는 "바람달은 음력 2월이 바람이 많은데다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남자들이 놀이를 많이 즐긴데서 유래됐는데 역학적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최근 '바람달'에 대해 묻는 사람들에게 결혼 운은 생년생월생시 등이 중요하다고 조언해 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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