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원 투자하고 16억 법시다"

입력 1999-03-27 00:00:00

PC통신, 인터넷의 전자우편을 통한 금융피라미드 사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금융피라미드는 허위사례를 들어가며 손쉽게 거액을 버는 것처럼 설명해 일반인은 물론 초·중·고생들에게까지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어 호기심이나 사행심으로 이들 사기 피라미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최근 인터넷 이용자인 장모(32)씨는 전자우편을 통해 '화끈하게 돈법시다'라는 제목의 편지를 받았다. 6천원을 투자하고 16억원을 벌었다는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자우편으로 이름과 주소를 전달받은 6명에게 각 1천원씩 6천원을 전달한 뒤 자신이 받은 것과 똑같은 내용의 전자우편을 1천500명에게 보내라는 것. 이후는 전형적인 금융피라미드와 같이 하부조직원을 끌어들여 돈을 보내게 한다.

편지를 받은 1천500명중 1%가 다시 편지를 보내고 또 그들 중 1%가 다시 편지를 보낸다고 가정하면 기하급수적으로 수익이 늘어난다는 것. 최초 편지를 보낸 사람은 5세대만 지나면 15×15×15×15×15=75만9천375명으로부터 1천원씩 7억5천여만원을 벌게 되는 셈.

또 기존회원 7명이 각자 하부조직 7명씩을 끌어들여 1인당 3천원씩 받는 방법으로 회원 각자가 1일 7명씩 포섭할 경우 49일만에 82만3천543명으로부터 3천원씩 24억7천만원을 받는다는 '릴레이 친목계'도 변형된 사이버 금융피라미드 형태이다.

회사원 남모(45)씨는 " 이달 들어 발신인이 서로 다른 5통의 피라미드 관련 전자우편을 받았다"며 " 1천원 수취인 30명이 모두 다른 것으로 보아 금융피라미드가 암암리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피라미드 사기는 1인당 피해금액이 6천원으로 미미한데다 현행법상 처벌기준이 없어 규제가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미연방거래위원회(FTC)는 인터넷 사기가 연간 300%씩 증가하고 있다고 밝히고 사기사례 10대 리스트 중에 '새로 가입한 회원에게 돈을 받아 먼저 가입한 투자자에게 돈을 갚는' 피라미드식 다단계 판매를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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