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고무신, 낡은 교실의 창틀, 녹슨 학교 종, 손으로 뜬 분홍 스웨터….
그 속에서 열일곱 소녀의 봄이 첫사랑의 열병을 앓는다. 빛바랜 일기책을 들추듯 첫사랑의 아릿함을 아름다운 영상에 담은 영화 '내 마음의 풍금'이 27일 대구극장가를 찾는다.
강원도 산속, 늦깎이 초등학생 홍연(전도연)에게 어느날 사범학교를 갓 졸업한 스물한살의 총각 선생 수하(이병헌)가 부임해 온다.
낙엽만 떨어져도 콩닥거리는 가슴을 주체못하는 열일곱. 그날부터 홍연의 일상은 온통 수하의 얼굴로 가득 찬다.
그러나 수하는 지적이고 세련된 여선생 은희(이미연)에게 마음이 쏠린다. 안타까운 마음을 일기장에 적어 보내지만 가슴 한켠에 폴폴 불을 지피는 것은 홍연뿐.
어느날 아이들의 장난으로 강당에 불이 나고, 수하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불속에 뛰어든다. 한번도 말해보지 못했던 사랑을 차마 보낼 수 없는 홍연도 그를 따르는데….
'내 마음의 풍금'은 가난했던 60년대를 배경으로 첫사랑의 수줍음과 설렘을 풍금소리처럼 맑고 아름답게 그린 영화다. 60년대를 물씬 느낄수 있는 소품들과 배경(촬영지 전북 고창)이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한다.
영화아카데미 4기 출신으로 오랫동안 '내 마음의 풍금'을 준비해온 신인 이영재감독 작품. '접속''약속'등 연이어 히트작을 낸 전도연과 아버지의 옛날 겉옷을 입고 영화에 출연한 이병헌, 교사역만 맡으면 흥행에 성공한다는 이미연이 주연했다
한동준과 장필순의 하모니가 매혹적인 메인 테마 '내 마음의 풍금'을 비롯, 아카펠라 '화장실의 낙서'등 다채로운 음악도 첫사랑의 두근거림을 더욱 생생하게 전해준다.
원작은 경북 영천 출신의 작가 하근찬씨의 동명 소설. 60년대 초등학교 교사를 지내면서 겪은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이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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