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이순(耳順)을 맞는 최모(60)씨는 회갑상을 받을 것인가 말것인가를 두고 고민이다. 최씨의 부인이 '아홉수'가 네번이나 겹치는 올해에 경사를 치르는 것은 불길하므로 환갑잔치를 내년으로 미루자고 졸랐기 때문.
최씨 부인에 따르면 올해는 99년으로 9가 2번이나 겹치는 데다 최씨가 태어난 해인 39년과 나이 60을 합치면 다시 99, 9가 4차례나 되풀이돼 좋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와같은 '속설'이 시중에 퍼지면서 올해 치를 예정이었던 환갑.진갑연 등 생일잔치를 포기하거나 내년으로 미루는 가정이 최근 늘고 있다.
역술가 이모(52)씨는 "올해 생일상을 차리거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도 괜찮겠느냐는 문의를 가끔 받는다"고 말했다.
정신과의사 강석헌씨는 이에 대해 "밀레니엄을 앞둔 대전환기와 경기침체로 인한 어수선한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며 "대중들은 사회가 불안할수록 비합리적인 금기를 만들어 내고 이에 의지하려는 속성을 가지기 쉽다"고 말했다.
〈李宗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