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 방한 첫날 이모저모

입력 1999-03-20 14:13:00

○…김종필(金鍾泌)총리가 19일 신라호텔에서 주최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총리내외 초청 만찬은 양국간의 우애를 다짐하듯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약 2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특히 양국 총리는 만찬사에서 서로를 '각하'라고 부르며 깍듯한 예우를 갖췄고, 서로의 정치적인 지도력과 인품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김총리는 "일찍이 각하께서 '시대가 누구를 필요로 하느냐는 하늘이 결정하는 것이지 사람의 지혜로는 미칠수 없는 것'이라고 하신 말씀에 가슴깊이 공감하는 바가 있었다"며 오부치총리의 정치어록을 인용했고, 이에대해 오부치총리는 답사에서 김총리가 즐겨쓰는 '온고지신'이나 '줄탁동기'라는 고사성어를 들어 친근감을 표시했다.

만찬사가 끝난후 김총리는 "오부치 총리가 다음 일본 집권당의 총재로 재선되는 것은 불보듯 뻔하므로 미리 박수를 보내자"며 박수를 유도했고 오부치총리는 "김총리 내외의 건승과 대한민국 발전을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만찬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가수 하춘화씨의 공연이 진행되면서 고조됐으며, 하씨가 '만남'을 부를때는 양국총리를 비롯한 모든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가볍게 움직이며 박자를 맞추기도 했다.

특히 오부치총리는 가수 하씨가 일본노래 '미나토 마치 쥬산 반지'(항도13번지)를 부르면서 마이크를 갖다대자 마지막 한소절을 따라 부르는 등 매우 흡족해했다.한편 만찬에 앞서 양국총리는 만찬장 옆방에 마련된 리셉션 룸에서 양국 각료와 외교관 및 경제인들의 인사를 받았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총리 내외의 방한 환영식이 1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김종필(金鍾泌)총리, 김봉호(金琫鎬)국회부의장, 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부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오부치 총리 내외는 이날 오후 3시20분쯤 특별기편으로 서울공항에 안착, 오구라 가즈오(小倉和夫) 주한 일본대사, 최상덕(崔尙德) 외교통상부 의전장의 기내 영접을 받은 뒤 밝은 표정으로 비행기 트랩을 내려왔다.

이 순간 3군 군악대의 팡파르가 울려퍼지면서 19발의 환영예포가 발사됐다. 오부치 총리는 바람이 거세게 부는 쌀쌀한 날씨속에 비행기 트랩 밑에 서있던 김총리내외와 반갑게 악수를 교환한 뒤 김총리와 함께 의장대의 사열을 받았다.

특히 오부치 총리는 의장대 사열을 받던 도중 태극기와 일본 국기를 들고 있던 사열병 앞에 잠시 멈춰 양국 국기를 향해 90도가량 머리를 굽혀 정중하게 경례를 해 눈길을 끌었다.

사열을 마친 오부치 총리는 김총리, 김부의장 등과 악수를 한 뒤 곧바로 대기하고 있던 리무진 승용차에 올라 동작동 국립묘지를 방문, 헌화하는 것으로 2박3일간 공식 방한일정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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