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시장 서울 섬유센터 강연

입력 1999-03-20 14:39:00

문희갑(文熹甲)대구시장이 20일 오전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대구시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밀라노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과 섬유산업의 활로'를 주제로 조찬강연을 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회장 박성철)가 초청한 이날 강연에서 문시장은 밀라노프로젝트가 특정지역 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한국의 섬유산업전체의 사활이 걸려 있다고 강조한 반면 이 자리에 참석한 섬유업계 관계자들은 "대구를 이탈리아의 밀라노처럼 육성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밀라노계획의 성공 가능성 여부에 의문을 표시했다.

인하대의 박신웅교수는 "대구는 합섬과 직물중심이고 서울과 경인지역이 패션의 중심인데 대구시의 밀라노계획이 패션과 어패럴에 역점을 두는 것은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시장은 "대구가 십자가를 진 것이므로 서울과 경인지역이 다행스럽게 생각해야한다"고 주장하고는 "대구가 성공해야 섬유산업이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섬유는 역사가 길고 문화적 뒷받침이 있는 대구를 중심으로 발전해야한다"고 역설했다. '특별법'에 대해서도 문시장은 "지방화시대에 맞게 합리적인 지원체제를 만들어달라는 것"이라고 설득에 나섰다.

정환상 한국패션협회 부회장은 '밀라노계획'은 대구니까 받을 수 있었던 정치적인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법은 대구만을 중심으로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문시장은 '밀라노'는 결코 정치적인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 아니며 대통령이 볼때 어느 한 지역의 중점사업을 개발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밀라노의 중점은 직물산업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데 있다면서 특정지역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을 바꿔야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화여대의 조규화교수도 대구가 패션중심지가 되려면 한 나라의 문화의 제일중심지여야 하고 복식문화의 전통이 있어야하며 뛰어난 소비자와 국제공항 등의 인프라 가 구비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시장은 대구시의 문화시설 투자계획을 설명하면서 머지않아 문화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구공항의 국제공항화계획과 주요 고속도로망의 연결 등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문시장의 거듭된 설명에도 불구하고 섬유업계 관계자들의 표정은 이날 제기된 '밀라노프로젝트'의 문제점들에 대해 명쾌하게 이해한 것 같지는 않았다.

산자부의 김재현생활산업국장은 "정부조직개편이 마무리 되는대로 2, 3개월내에 대구시에 '사무소'를 설치해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대구시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는 김범명(金範明) 김종학(金鍾學) 박종근(朴鍾根) 박세환(朴世煥)의원 등 국회 섬유산업연구회회원들과 한국패션협회와 염색공업연합회 니트공업연합회 등의 회원과 학계인사 등 180여명이 참석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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