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秦)나라의 승상(丞相), 조고(趙高)가 어느날 해괴한 실험을 했다.
뭇 신하들을 불러모은 자리에서 사슴새끼 한마리를 갖다놓고 "말이라!"(馬也)고 한후 중신들의 얼굴을 뚫어지게 쏘아본 것. 참담한 낯빛을 한 중신들이 마침내 "말이라!"(馬也)고 합창하자 조고가 득의만면했다.
이른바 지록위마(指鹿爲馬)의 고사다. 김영삼(金泳三)정부시절, 조고와 한때 같은 벼슬이었던 전총리, 이홍구(李洪九) 현 주미대사가 한나라측이 그의 연령초과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데도 쇠심줄처럼 버틴 것은 이미 현대판 승상벼슬의 묘미를 깊이 꿰뚫었기 때문일 것이다.
김영삼정부의 초대 외무장관이었던 한승주(韓昇洲)교수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설립한 아태지도자회의의 이사장이 됐다.
또 김영삼정부의 마지막 정무장관이었던 홍사덕(洪思德)의원도 새 이사로 선임됐다.
모두 한때의 뜨르르했던 현직(顯職)에서의 미련을 끝내 버리지 못한 조고의 아류들로 세간의 입방아에 오름직하다. 조고의 아류들은 이밖에도 숱하다.
김정길, 서석재, 노무현, 김운환, 김동주 등 김영삼 전대통령에게서 정치를 배워왔던 제씨들. 이제는 이들이 평소에 바랐던 여당의원이 돼 절반의 분은 풀었으나 상당수 인사들은 역할이 주어진 게 없어 또 허전한 모양이다. 이들이 전전반측한 끝에 생각해낸 것이 YS 마음 되돌리기다.
이른바 여권으로 옮겨간 민주계들이 내세운 명분은 "내년 총선에서 아무래도 그분 역할이 소중하다"는 것.
팔자 고친 딸들이 다혈질 친정 아버지의 속까지 뒤집어 놓을 모양이다. 아무래도 TK에서 택호(宅號)를 바꾼 장영철, 권정달씨들보다는 운신의 기법이 한수 아래로 보인다. 본래 나이란 그저 먹는 게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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