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댐 관리라도 제대로 하라

입력 1999-03-19 00:00:00

낙동강(洛東江) 상류 3, 4곳에 갈수 조절용 댐 건설이 정부에 의해 검토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건설 계획을 마련하지는 않았다지만 댐 건설을 담당하는 수자원공사는 이미 낙동강 수계 신규 댐 예정지로 꼽힌 예천(禮泉)과 문경(聞慶) 내성천, 영강등에 대한 기초조사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이는 정부의 '낙동강 수계 물 관리 대책'의 일환으로 갈수기때 낙동강의 적은 유수량과 느린 물의 유속을 증대시켜 물다운 물이 흐르도록 한다는 취지다.

댐 건설은 그러나 건설에 따른 그만한 문제점들이 많이 내포되고 있다는 점을 우선 인식할 필요가 있다. 쉽게말해 2000년대를 대비해 효율적인 물관리를 한다는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로인해 발생되는 주위의 자연 훼손에 따른 환경적 손실을 보상하고 지자체나 지역민간의 마찰등 각종 갈등 발생을 해결하는 일이 댐 건설만큼 어렵다는 사실이다.

강원도 영월의 동강댐 건설이 주민및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로 지금 건설불가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는 것은 무척 좋은 예다. 또한 낙동강 하구의 둑 건설로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 을숙도(乙淑島)가 당시의 모습을 잃은 것을 경험한 일이 오래지 않다. 이 바람에 낭비되는 예산이나 각종 손실을 계산하면 댐 건설은 건설에 앞서 보다 철저한 환경평가나 제도의 정비와 기초조사등이 완벽에 가깝도록 준비되어야 한다.

여기다 이미 건설된 댐 마저 각종 공해로 좋은 물을 공급하지 못하는 것은 댐 건설에 너무 주안(主眼)을 둔 결과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지난 76년 준공된 안동(安東)댐의 경우 폐그물이나 폐선박등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보도는 좋은 물을 갈구(渴求)하는 현대인들에게는 너무 충격적이다.

최근 철거되긴 했지만 그동한 안동댐에는 15개의 가두리 양식장이 있었고 100t이 넘는 쓰레기들이 아직 쌓여있다니 이러고도 계속 댐 건설만 추진할 것인가.

안동댐 뿐만 아니다. 청도(淸道)의 운문댐도 낚시꾼들이 몰래 버린 쓰레기로 물의 질이 자꾸 떨어지고 있고 완공당시 낙동강유역의 핵심적 역할을 하게될 것으로 기대되었던 합천(陜川)다목적 댐도 지금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인근의 굵직한 댐들이 모두 제 나름대로의 문제점들을 한가지씩 지니지않는게 없다.

댐은 저마다 그 용도가 매우 다양한것은 사실이다. 홍수에 대비하고 갈수에 대비하고 용수에 대비하는등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평화의 댐처럼 너무 엉뚱한 것도 문제지만 마구잡이 환경파괴나 주민의 여론을 무시하는등 지나친 건설에 매달리지나 않고 있는가 하는 점도 댐 관계 당국은 깊이 헤아려야 할 일이다. 이미 만들어진 댐을 철저히 관리하는 일도 새 댐을 건설하는 일 못지 않게 중요하고 효과적임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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