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 동아리 수중탐험대

입력 1999-03-18 14:08:00

"신비롭고 아름다운 미지의 세계 바닷속에서 대학인의 젊은 패기와 진취적 기상을 펼칩니다"

원색의 수중 비경을 탐색하며 대자연의 신비를 캐온지 20년째로 접어든 대구대 동아리 수중탐험대(TUET).

바다를 좋아하는 7, 8명의 회원이 어울려 수중탐험 동아리를 만든 것은 지난 80년 3월. 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우선 스킨스쿠버 하면 경제적·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신분층이나 즐길 수 있는 '귀족 레포츠'라는 외부의 시선부터가 부담스러웠다.

요즘은 흔한 장비에 불과한 부력조절기(BC)와 호흡기 하나 없이 수경과 오리발 몇개로 원시적인 스킨스쿠버를 시작했으니 동아리내 회원들의 고충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지금도 신입회원들을 모집할 때면 한결같은 질문을 받는다. "돈이 많이 들지 않느냐"고.

그러나 수중탐험대 회원들은 이젠 "아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그동안 회비를 아껴쓰고 방학기간이나 주말을 이용해 회원들이 아르바이트로 조금씩 모은 돈으로 스킨스쿠버 풀세트를 8세트나 마련해 둔 상태. 졸업한 동아리 선배들의 후원도 적잖은 도움이 되어 이제는 회원들의 수중탐사에 충분한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여학생 7명을 포함 20~30명 정도로 소수 정예화된 대구대 수중탐험대 회원들은 매년 동해안과 수성못·금호강·학교앞 문천지 등에 나가 수중 정화활동을 벌여왔다. "뭐니뭐니해도 방학기간을 이용해 울릉도나 제주도·비진도·매물도 등의 바닷속을 찾을 때가 가장 가슴 설렙니다" 수중탐험대 출신 대학원생 박윤영(24)씨는 스킨스쿠버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도 이제는 많이 바뀌었다고 강조한다.

회원들은 수중 생태계를 위협하는 불가사리 채취와 수중 오염물질 제거 활동으로 이제는 동해안 주민들과도 서로 안부를 묻고 지낼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대학의 동아리 활동 경험을 토대로 졸업후 국내외에서 다이빙 샵을 운영하거나 수중사진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사람도 있다. 동아리 7기 출신이 호주에서 수중 다이빙 현지 가이드로 활동하고 있으며, 14기인 재학생 박상익(체육학과 4년)씨는 스킨스쿠버 강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회원 김성민(경제학과 4년)씨는 "졸업생 연합회와의 교류도 자주 가지는데 대학 동아리에서 실비로 익힌 스킨스쿠버가 평생의 취미생활로 활용할 수 있는 기초가 되었다는 선배들의 얘기도 자주 접한다"고 들려준다.

대구대 동아리 수중탐험대의 황문현(경제학과 4년)대장은 "해가 거듭될수록 수중오염이 심각해져 바닷속 시야가 흐려지고 백화현상까지 생기고 있다"며 인류의 마지막 보고인 바닷속 생태계 파괴 예방에 많은 관심을 촉구했다.

〈趙珦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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