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구조조정의 여파로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실업자 증가와 함께 사실상 실업자이면서도 실업자수에는 잡히지 않는 이른바 '실망실업자'가 크게 늘고 있다이에 따라 실업자수 180만명에 육박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고용사정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가능인구(15세 이상 인구)중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 97년 1천313만2천명으로 전년의 1천299만4천명보다 13만8천명(1.1%)이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1천385만3천명으로 97년보다 무려 72만1천명(5.5%)이나 늘어났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주부 등 가사종사자나 학생 등 일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사람 이외에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일을 하지 않고 있는 사람도 포함되며 15세 이상 노동가능인구와 비슷한 증가추세를 보이는 것이 보통이다.
지난해 15세 이상 인구증가율은 1.5%로 비경제활동인구 증가율이 이보다 훨씬 높았다. 이 현상은 올들어서도 계속돼 지난 1월중 15세 이상 인구는 전년 대비 1.2% 증가한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2.7%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와 올해에 환란 여파로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면서 15세 이상 인구중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으나 취업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구직 자체를 포기,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사람이 크게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실망실업자수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파악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취업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업자로 잡히지 않아 실제 실업자는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다는 데 있다.
〈鄭敬勳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