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 상장사들이 지난해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주요 원인은 은행들 때문이다.
18개 은행과 한국종합기술금융의 적자 규모는 이번에 조사대상 459개사 전체 적자의 95.7%를 차지했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이처럼 엄청난 적자를 낸 것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연쇄부도로 대폭 늘어난 부실채권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모두 쌓도록 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제조업체들도 지난해 매출액이 늘어났으나 적자폭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속빈 강정'그 자체의 모습을 드러냈다.
제조업체들은 지난 97년에 535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올해는 적자규모가 2조3천억여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이에 비해 매출은 423조2천49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나 증가했다.
경기침체에도 불구, 이처럼 매출이 늘어난 것은 외환위기 이후 환율이 급상승한데 기인한 것이며 반면 적자 폭이 커 진 것은 무엇보다 금리상승에 따른 금융비용이 엄청나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안고 있던 각종 부실채권·채무를 모두 이번 회계에 반영한 점도 적자폭을 확대시킨데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쌍용양회의 경우 쌍용자동차 매각시 넘겨받은 특별손실 9천500억원 상당을 모두 반영, 적자가 무려 1조2천억여원에 달했다.
그러나 납입자본금 750억원 이상의 대형사 67개사는 97년에 이어 지난해도 흑자를 냈으며 흑자 폭도 대폭 확대된 것이 눈에 띈다.
대형사들이 이처럼 흑자폭이 늘어난 것은 강력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자산매각이 상당부분 이뤄지면서 특별이익이 대폭 증가한데다 인력구조조정에 따른 인건비절감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그러나 중·소형사들은 외환위기 이후 경기침체의 골이 갈수록 깊어진데다 금융비용이 대폭 증가하면서 적자폭이 지난해 보다 4배 이상 늘어난 2조6천억여원이나 됐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사상 최대의 적자가 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회계때 각종 부실채권, 채무 등을 모두 반영시켰기 때문인 만큼 상장사들의 실적이 예년에 비해 그렇게 나쁘다고만은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경북대 '반한집회'에 뒷문 진입한 한동훈…"정치 참 어렵다"
한동훈, 조기대선 실시되면 "차기 대선은 보수가 가장 이기기 쉬운 선거될 것"
유승민 "박근혜와 오해 풀고싶어…'배신자 프레임' 동의 안 해"
"尹 만세"…유인물 뿌리고 분신한 尹 대통령 지지자, 숨져
법학자들 "내란죄 불분명…국민 납득 가능한 판결문 나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