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구 상무 윤주호씨의 변신

입력 1999-03-15 00:00:00

"일터의 소중함은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 사람만이 알 수 있습니다. 처음엔 다소 힘겨웠지만 이제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다는 자부심까지 생겼습니다"

지난해 2월 잘 나가던 대기업 임원에서 부도와 퇴출의 회오리속에 단체급식 식자재 납품업체 가우리물산 대표로 변신한 윤주호(尹柱昊'51) 전 청구그룹 상무이사.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성그룹에 입사, 총무'인사담당 임원을 지내며 남부럽지 않은 직장생활을 했던 그로서는 매일 새벽 3시30분부터 매천·팔달시장을 누비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사무실, 작업장, 냉동창고와 냉동차량 5대를 갖추는데 든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희망이 있었다면 최고수준의 전문인력을 확보했다는 자부심. 삼성그룹 제일합섬과 신세계에서 15년 이상 사원식당 관리업무를 해온 전문인력 3명이 윤대표와 함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데 기꺼이 동참해왔던 것.

구매전문인력 4명과 영양사(1명), 조리사(2명)도 합류, 식자재 납품업체로선 드물게 체계적인 경영시스템을 갖췄다. 전 청구청룡씨름단 황경수(51)감독은 홍보맨을 자원했고, 자금난 속에 현금결제 시스템을 과감하게 도입해 우수한 협력업체를 확보할 수 있었다.

지난 한해 가우리물산은 신세계푸드시스템, 씨엠개발, 삼성에버랜드 등 국내 굴지의 단체급식업체와 연결에 성공, 삼성 새한 동국 두산 쌍용을 비롯한 기업체와 대학병원(순천향병원, 동산병원, 효성병원) 및 대학교(경동정보대, 대구대, 대구미래대 등) 15개 업장에 납품하고 있다. 이 성과로 지난해말 월 평균 1억5천만원의 매출을 올려 흑자경영의 기틀을 다졌다.

"올해는 월 3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학교급식이 고교로 까지 대폭 확대, 시장이 크게 넓어졌기 때문입니다"

혹독한 지난봄을 이겨낸 가우리물산 가족에게 희망의 새 봄이 다가오고 있다.

문의 (053)357-5301~2.

〈石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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