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극장 연간 탈세액 100억원"

입력 1999-03-13 14:00:00

"지방극장 관객 수는 믿을 수가 없어요. 엿가락이죠. 그래서 관객 수 통계도 서울통계만 잡고 있습니다" 지방관객 수는 믿을 수 없다는 그동안의 인식을 증명한 기고문이 나왔다.

김혜준 한국영화연구소 부소장은 '씨네 21' 최근호에 기고한 '투명한 유통, 윈-윈 전략'이라는 글에서 전국 극장들의 입장표 돌리기와 장부조작등으로 100억원 가량의 세금이 증발된다고 주장했다.

관객수 조작은 특히 지방 극장의 경우 심한 편. 서울의 인구는 전체 인구중 22.8%를 차지하고 있으나 통계에서 서울의 관객은 46.8%로 전체의 절반 가량. 반면 153만명(15대 대선 유권자수)인 전남의 97년 영화관객수는 23만8천명에 불과했다. 김부소장은 "유권자가 36만명에 불과한 제주도는 42만6천명으로 집계돼 지방마다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며 "한국의 신혼부부들은 제주도에 가서 영화만 보다 오는가?"라고 반문했다.

그에 따르면 서울 관객은 전체의 35~38% 정도되는 것이 통례. 따라서 지난해 통계의 총 관객수 5천29만명은 훨씬 늘어나야 정상이란 것이다. 그는 "전체 입장객의 30%는 통계에서 누락되고 있으며 최소한 6천500만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 평균 입장료를 대략 5천원으로 기준해 계산하면 연간 700억원 가량의 흥행수입이 극장측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영화의 연간 전체 흥행 수입규모와 맞먹는 금액이다. 이에따른 문예진흥기금과 부가가치세 탈세액만도 연간 100억원에 이른다.

김부소장은 "올해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통합전산망 구축등 유통구조 개선이라는 과제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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