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DJ암'

입력 1999-03-12 15:24:00

일반적으로 암(癌)은 형질전환된 세포가 무질서하고 급격하게 증식.성장함으로써 생기는 복합적인 질환정도로 정의된다.

덧붙이면 한국인을 사망하게 하는 암의 랭킹으로는 위암을 선두로 자궁암, 간암, 폐암, 유방암 등으로 매겨져있다.

이미 폐암으로 유명을 달리한 제정구(諸廷坵)의원의 사인이 'DJ 암'이었다는 정치판의 새로운 '진단'이 나와 정치권에 큰 불이 날 모양이다.

말낸사람의 의도와 배경이 어떻든 망자(亡者)가 된 사람이 설화(舌禍)의 한복판에 섰다는 점에서 말한 사람이나 그렇다고 가을철 풀메뚜기 내뛰듯, 잽싸게 이를 받아 발끈하는 사람 등 모두가 품위와는 그다지 인연이 없는 것 같다.

이부영(李富榮)의원이 11일, 시흥(始興)의 한나라당 지구당 임시대회에서 제의원의 청빈했던 삶을 기리다보니 "제의원은 김대통령에게 억압받다 속이 터져서 'DJ 암'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고 한 스텝을 더 밟은데서 문제는 비롯된 것.

사실 이의원의 말대로 '속이 터져서'라면 '흉부열창(胸部裂瘡)'쯤이 오히려 더 어울릴듯 한데 굳이 'DJ 암'이란 표현을 쓴 배경을 알 수 없다.

그가 왕년에 광주(光州)학살진상규명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역임하면서 현집권층과 두터운 인연을 맺었기 때문에 'DJ 암'을 진단한 배경이 더욱 궁금한 것이다.

이의원은 내친 걸음에 대통령의 공천헌금, 치부, 어마어마한 가족무덤, 일산.아방궁, 특정인 등용, 등등 보통사람들이라면 알 수도 없고 또 알았다해도 삼사일언(三思一言)의 처세훈을 따랐을텐데 아무튼 조용히 넘어가기는 어려울 듯하다.

이 정도에서 조용히 끝내는 여유를 여야 모두에게 바란다. 세상에 하고싶은 말 다하고 사는 사람은 없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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