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재수생 는다

입력 1999-03-12 00:00:00

지방대 출신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대학에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하거나 등록 후 휴학한 뒤 대입 재수를 하는 학생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자연계 재수생의 경우 자영업이나 취업에 유리한 학과 진학을 목표로 하는 반면 인문계 재수생은 절반 이상이 학과보다는 학교에 대한 불만으로 재수를 선택, 명문대 선호가 특히 두드러진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일신학원이 학원생 2천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57.7%인 1천385명이 등록 후 휴학(619명)하거나 입학을 포기(766명), 지난해 같은 시기(51.2%)보다 6.5%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학생 가운데는 4년제 대학 휴학이 80%를 차지했으며 경북대(200여명)와 영남대(100여명)가 특히 많았다. 졸업 후 진로가 보장된 대구교대 휴학생은 단 3명에 불과했다.

재수 동기는 자연계의 경우 학과 불만(41%)이 가장 높은 반면 인문계는 학교에 대한 불만(61.5%)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망 학과 면에서도 자연계 재수생들이 취직 전망(28%), 의.약대 등 자영업에 유리한 학과(10%) 비중이 높은 데 비해 인문계 재수생들은 취직 전망(22%)과 함께 학과에 관계없이 명문대(8.3%) 진학을 목표로 하는 비율이 높았다.

한편 대학 진학 후 재수하는 학생들 가운데 52%가 진학 당시 적성이나 전공보다는 막연히 성적에 맞춰 대학을 선택했다고 답변, 고교 진학지도의 허점을 드러냈다. 또 순수과학이나 인문학 분야에 진학한 학생 가운데 전공학과가 적성과 취향에 맞는데도 취업난을 고려, 재수하는 경우가 지난해보다 늘어 정책적 배려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윤일현 일신학원 진학지도실장은 "서울, 부산 등지의 입시학원에 문의한 결과 휴학생, 등록포기생의 비율이 높아지는 현상은 마찬가지"라며 "1학기가 끝나는 7월말 쯤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李庚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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