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북 유일의 문학자료관 문닫을지도

입력 1999-03-10 14: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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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지역 유일의 문학자료관인 '시한문학자료관'이 주변여건 악화와 운영난으로 문닫을 위기에 처해있다.

경북 청도군 각북면 오산리에 위치한 시한문학자료관(관장 정영진·비평가)은 지난 96년 9월 개관, 우리나라 현대문학자료를 망라한 본격적인 문학자료관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문을 연지 3년도 못돼 운영난 등 여러가지 이유로 폐관직전에 와있다.

직접적인 폐관이유는 운영 및 관리상의 어려움 때문. 그동안 시한문학자료관은 상시개관이 아니라 매주 금, 토요일 이틀만 열람이 가능했다. 경비문제로 별다른 운영인력없이 정씨 혼자 자료관을 관리해야하는 형편인데다 그가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관계로 매주 한두차례 청도와 서울을 왕래해야하는 부담도 컸다. 이같은 운영체계로는 본격적인 자료관으로서의 기능을 다하기 힘들고 이용자도 그리 많지 않아 자료관 유지여부를 놓고 고민해왔다는게 정씨의 설명이다.

게다가 최근 몇년새 문학자료관 주위에 숙박시설, 음식점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주변환경이 바뀌고 있는 것도 정씨가 폐관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또 다른 이유다. 정씨는 "그동안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문학자료관이라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가져왔으나 주변여건이 흐려지는 등 더이상 자료관을 운영할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개관당시 오산리와 달성군 가창면 정대리일대는 시한문학자료관을 비롯 도예연구소, 소설가 김원일창작실 등 문화예술인들이 하나둘씩 터를 잡아 대구외곽 문화벨트로 관심을 모아왔다. 하지만 숙박시설, 음식점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면서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 실정이다.

관장 정씨는 자료관을 폐관할 경우 관리면이나 열람객수, 문화적 분위기 등 여러가지로 여건이 나은 서울외곽에 자료관을 옮길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얼마전 소설가 이문열씨로부터 '부악문원'이 있는 경기도 이천으로 자료관을 옮겨올 것을 권유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한문학자료관에는 정씨가 40년동안 수집해온 향토출신 작고, 현역문인들의 작품집을 비롯 국내 저명문인들의 작품집, 육필원고, 편지, 사진, 문학운동사료, 다큐멘터리자료 등 2만여점의 자료가 보관, 전시돼 왔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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