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대구·경북 키재기식 행사

입력 1999-03-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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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도에서는 10일부터 전국의 싸움소를 불러모아 투우대회를 열고 있다.

해방전부터 벌여오던 투우대회를 90년대들어 현대화, 올해 10회째인 이 대회는 전국적인 민속투우대회로 자리하면서 자치단체장들의 선망의 대상이 됐다.

주최측인 청도군은 이 투우대회를 아예 전국민속축제로 상품화하기로 작정, 총력을 쏟아붓고 있다. 상설 투우장 건설은 물론 투우장 주변을 아예 국제적인 관광지로 만든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10월 대구 두류공원에서는 달구벌축제의 하이라이트로 투우대회가 열렸다. 전국에서 모여든 싸움소들이 3일간 격전을 벌였다. 역시 대성황이었다. 대구시는 올 축제에도 투우대회를 열기로 한 것은 물론 역시 이곳에 상설투우장을 건설중이다.

지난해 12월말 대구시는 새로 단장한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서 달구벌대종(22.5t)을 치면서 제야를 보냈다.

이에 앞서 경북도는 경북 영덕에 28t짜리 경북대종을 설치하고 97년 제야의 종을 타종하기 시작했다. 경북개도 500주년 기념사업으로 문경에 타임캡슐을 묻고 영덕에는 경북대종을 세운 것이다.

오는 4월 경북도는 프랑스의 알자스주와 자매결연을 맺기위해 이의근 경북도지사가 프랑스를 방문한다. 대구시가 이름까지 밀라노프로젝트라 짓고 본따기로 작정한 국제적인 섬유패션도시 밀라노와 자매결연을 맺자 경북도가 "우리는 못하나" 하고 추진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대구시가 밀라노프로젝트를 추진하자 이웃 경북도 팔을 걷고 나섰다. 원래 한뿌리였던 경북과 대구가 81년 대구의 직할시 승격과 함께 협회나 조합등을 소재지에 따라 대구시로 이전해주었을 뿐 경북에도 많은 섬유공장이 있고 경북도의 주수출품목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섬유공장수는 대구가 2천500개, 경북이 1천200개(98년 발간 통계청 자료)이지만 생산량은 대구가 3억2천500만t, 경북이 4억7천500만t이다. 결코 섬유산업이 대구만의 전유물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자치단체간 선의의 경쟁은 자치단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고 또 그것이 지방자치를 실시하는 이유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 세계는 글로벌시대, 유럽은 통화권을 단일화하고 우리나라는 남북통일을 위한 화해무드가 어느때보다 높다.

이런 때에 단지 대구와 경북으로 행정구역을 달리한다는 이유만으로 이중 투자나 중복 행사는 경제원칙에도 맞지않고 지역민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李敬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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