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막을 내린 KBS 역사대하 드라마 '용의 눈물'과 최근 방영되고 있는 '왕과 비'에 나오는 양녕대군이 전혀 판이한 성격으로 그려져 시청자들을 혼란케하고 있다.
'용의 눈물'에서는 왕위에 뜻이 없어 일부러 엽색행각까지 일삼아가며 스스로 왕세자자리를 박차고 나간 '자유인'으로, '왕과 비'에서는 증손자인 단종을 왕위에서 몰아내고 수양대군을 왕위에 앉힌 '권력의 화신'으로 묘사되고 있는 것.
이 두 양녕 중 어느 쪽이 역사상 실존했던 비운의 왕세자 모습에 접근했을까.
조선왕조실록 태종실록을 훑어가다 보면 11세에 세자로 책봉된 양녕은 '용의 눈물'처럼 스스로 왕세자 자리를 버린 게 아니라 쫓겨났다. 태종실록을 비롯한 정사는 물론이고 야사도 세자 생활 14년만에 폐세자 신세가 된 양녕이 학문을 싫어하고 사냥이나 여색을 즐긴 천하의 난봉꾼에다 바람둥이였다고 공통적으로 전하고 있다잇따른 비행을 저지른 양녕이 결정적으로 세자에서 쫓겨나게 되는 것은 태종 17년(1417) 2월 고위관직을 지낸 곽선의 첩 어리(於里)를 강간했기 때문이었다.
양녕은 쫓겨나서도 엽색행각을 멈추지 않았다. 이런 양녕을 처벌하라는 신하들의 상소가 빗발쳤음에도 그의 동생인 세종은 한번도 형을 벌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왕과 비'가 수양대군의 계유정난을 긍정적으로 그리는 등 전반적인 역사해석에 문제가 많다는 비판을 받고 있음에도 양녕대군 만큼은 실제 역사와 부합하는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는 게 역사학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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